국내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게임의 향배가 결국 소송을 통해 갈릴 전망이다. /사진=나트리스
국내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게임의 향배가 결국 소송을 통해 판가름날 전망이다.

P2E 게임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무돌 삼국지)' 개발사 나트리스는 지난 21일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의 등급분류 결정취소 예정 통보에 대한 의견 진술서를 제출했다. 당시 게임위가 P2E 게임의 사행성 등을 문제 삼았기 때문에 나트리스 측은 의견 제출서에서 이를 반박하는 논리로 퇴출 위기를 돌파할 심산이다.


게임위는 환금성이 사행성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P2E 게임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나트리스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 구글·애플로부터 등급을 받아 게임을 서비스했다. 이에 게임위는 지난 10일 "무돌삼국지 등급분류 결정을 취소할 예정"이라고 통보한 바 있다. 무돌 삼국지는 게임 임무를 통해 얻는 '무돌코인'을 현금화해 수익을 벌 수 있다.

현재 나트리스는 의견 제출을 포함해 집행정지 가처분소송 및 등급분류 결정취소처분 취소소송 등 모든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나트리스는 지난 20일 "게임위로부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이어 애플 앱스토어 버전도 등급분류 취소 예정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게임위와의 법적 분쟁을 대처하기 위해 김앤장법률사무소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취소 예정'이 '취소'로 확정되면 앱마켓에서 게임이 삭제되기 때문에 곧바로 게임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시작으로, 본안 소송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나트리스 측은 공식 카페에서 "회사 의견을 충분히 전달했음에도 등급분류 취소가 확정될 경우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며 "이용자들이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실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게임 중단으로 인한 이용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자 무돌코인 관련 콘텐츠가 제외된 새로운 버전의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L'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무돌 삼국지 '등급분류 취소' 유력… "P2E, 규제만이 능사 아니다"




P2E 게임은 국내에선 법적 규제로 인해 활성화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은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위메이드의 P2E 게임 '미르 4' 이미지. /사진제공=위메이드
앞서 게임 아이템을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로 만들 수 있는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도 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 취소 결정을 받아 앱마켓에서 사라졌다. NFT를 현금화하는 거래소가 없었지만 '경품 격인 NFT가 외부 거래에서 사행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무돌 삼국지가 등급분류 취소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아예 환전 가능한 코인을 주는 만큼 '취소 확정→행정소송'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개발사 스카이피플은 게임위 결정을 취소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 지난 6월 승소했고 본안 소송을 진행 중이다. 나트리스가 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와 관련 무돌 삼국지 이용자들은 최근 P2E 게임 규제를 반대하는 내용의 국민청원을 게재했다. 기존 게임도 아이템베이 등에서 아이템을 현금화하고 있는데 P2E 게임만 규제하는 건 앞뒤가 안 맞다는 주장이다. 한 게임업계 전문가는 사행성 우려에 대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경제적 가치가 생기고 이를 플레이어가 나눌 수 있는 체계여서 단순히 사행성 게임이라고 치부하기는 애매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조건 P2E 게임을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한다. 박형준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2021 게임정책 세미나를 통해 "NFT 게임 등은 어느 한 기관이 결정할 수 없는 문제로, 정부 부처의 역할 논의 및 규제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P2E 게임을 무조건 규제하기 보단 '규제 샌드박스'로 실증한 후 정말 문제가 되는 부분을 규제하는 방식이 맞다"라고 조언했다. 

김정수 명지대학교 교수도 "정부가 무조건 규제를 내세워 금지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면서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파일럿 프로그램처럼 NFT 게임을 시험해보고 그 추이를 살펴보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