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시의회 '코로나 지원금' 교착…"3조 무리"vs"의지 없어"
회기 27일까지 연장…'코로나지원금' 협상 한 발짝도 못가
갈등의 골 더욱 깊어져…시의회 부동의 예산 강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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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의 '예산 전쟁'이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연내 처리 기한이 열흘도 남지 않은 가운데 10년 전처럼 서울시가 부동의한 예산을 시의회가 강행 처리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23일 서울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예결위원회의 예산안 심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 전날 본회의 처리는 무산됐다. 이번 정례회 회기가 27일까지로 연기됐지만, 그 안에 심사를 끝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시의회 예결위가 제안한 '소상공인 코로나 지원금'에 대한 협상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시의회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서울시가 선제적으로 3조원의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시의회가 주장하는 순서부터 잘못됐다고 토로한다. 예산안 심사를 거쳐 가용재원이 얼마있는지 파악해야 지원금을 편성할 수 있는데 '3조원'부터 못 박아 버리면서 실타래가 꼬였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이 604조인데 국회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해 증액한 금액이 2조2000억원, 약 0.5%에 불과하다"며 "서울시 제출 예산이 44조원인데 3조원을 증액하라고 하면 약 7%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0여년간 서울시가 제출한 예산을 시의회가 증액한 경우도 있지만, 비율은 1% 미만으로 전례에 비춰봤을 때도 3조원 증액은 무리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예결위가 주장하는 재정안정화 기금과 순세계잉여금을 당장 활용하는 것도 '무리'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금 중에서도 재난기금은 몇 천억원에 불과하고, 목적도 다 정해졌다"며 "모두 소상공인 지원금으로 활용하면 또 다른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재정적 대응이 불가능해진다"고 난색을 표했다.
순세계 잉여금과 관련해서도 "지방채 상환이 우선 목적으로, 아직 결산도 안끝났는데 미리 앞당겨 쓰자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예결위에서는 "서울시가 협상할 의지 조차 없다"고 반격했다. 시의회 전문위원실을 총 동원해 TF팀을 꾸리고 소상공인 생존 지원금을 자체적으로 편성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호평 예결위원장은 "서울시는 예산안 심사를 우선하고, (생존 지원금을) 조정해보자는 건데 우선 순위가 잘못됐다"며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거리두기 강화로 소상공인들이 고통 속에 빚을 져야 하는 상황인데 서울시가 대신 빚을 지면 안되냐"며 "중앙정부 핑계를 대는데, 그럼 그동안 서울시가 정부 정책을 비판한 이유는 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서울시와 시의회 모두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대치' 상황이 지속되면서 10년 전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2010년에도 시의회가 서울시의 동의를 얻지 않은 무상급식 관련 '부동의' 예산을 통과시키고, 시의회가 통과시킨 예산을 집행부가 집행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한 시의원은 "현재 상황에서는 서울시가 부동의한 예산을 시의회가 통과시킬 가능성이 가장 높아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서울시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소상공인 생존 지원금' 집행을 막겠다고 소송에 선뜻 나설 수 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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