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자동차업계는 삼중고에 시달렸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올해 국내 자동차업계는 삼중고에 시달렸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무사히 넘겼지만 올 들어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이 발목을 잡았다. 최근 원자재 값이 급등한 데다 지난해 판매 손실분을 만회하려 했지만 뼈아픈 상처를 입은 상황.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게다가 국내 완성차업계는 중고차시장 진출을 두고 중고차업계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현재 위기를 슬기롭게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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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시장, 끝나지 않은 갈등
“생계 위협받는다” vs “소비자가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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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시장 개방을 놓고 중고차업계와 완성차업계가 각을 세웠다. /사진=뉴스1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중고차업계가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는 이유로 대기업 진출을 반대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중고차시장은 허위매물에 성능 조작을 넘어 협박과 폭행 등 병폐가 난무했다. 이에 등을 돌린 소비자의 응원을 등에 업은 대기업은 시장 진출 준비를 마쳤다. 중고차업계 일부도 대기업 진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그동안 곪을 대로 곪은 중고차업계의 환부가 제대로 치료될 수 있을까.
◆비율엔 합의… 기준은 상이
중소기업벤처부(중기부)는 최근 경기도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완성차 및 중고차 업계 관계자들과 상생안 도출을 논의했다. 하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중기부, 완성차업계, 중고차업계 등이 참여한 ‘중고차매매산업발전협의회’ 논의 이후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
완성차업계와 중고차업계는 중고차매매산업발전협의회 논의에서 ‘2021년 3%→2022년 5%→2023년 7%→2024년 10%’ 등 4년 동안 단계적 진입에 합의했다. ‘10%’의 기준을 어디다 두는지는 의견이 엇갈렸다. 완성차업계는 2020년 중고차 거래대수인 250만대를 기준으로 삼은 반면 중고차업계는 중고차 사업자 거래대수인 110만대의 10%를 고수하고 있다. 이른바 ‘A급 매물’로 불리는 물량 차이가 무려 14만대나 차이가 났다.
비슷한 이유로 매물 공익 입찰플랫폼에 대해서도 큰 입장 차이를 보였다. 완성차업계는 소비자가 원하면 완성차 업체가 차를 매입한 후 인증중고차를 제외한 차를 공익 입찰플랫폼 등을 통해 소상공인에게 제공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중고차업계는 전량 공익 입찰플랫폼을 통해 모든 중고차 매매 당사자가 공개입찰을 거쳐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결국 상생안 도출에 실패하면서 해당 문제는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로 넘겨졌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중기부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에 신청하는 것인데 이를 연말 안에 할 생각”이라며 “언제까지 끌 수는 없으니 시한을 정해놓고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계와 중고차 업계가 갈등을 겪는 사이 수입차 업체들은 대부분 인증중고차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인증중고차가 처음 도입됐을 때도 수입중고차 업체들 다 망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영업하고 있고 이를 찾는 소비자도 꾸준하다”고 말했다.
◆“결정엔 소비자가 우선돼야”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소비자단체들도 나섰다. 정부를 직접 겨냥해 감사 추진을 선포하는가 하면 토론회를 열어 해결책을 논의했다.
최근 진행된 토론회에서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은 현재 중고차시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언급하며 소비자 피해를 우려했다. 그는 “중고차시장은 시장불신으로 인해 당사자거래비중이 54.7%로 이례적으로 높고 신차대비 중고차시장 규모도 2020년 현재 1.35배로 선진국의 2∼2.5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영세업체 중심의 객관적 품질 평가 시스템 부재 등으로 인해 중고차 수출경쟁력마저 취약하다”면서 “이러한 특성은 대기업의 시장진입 규제에 기인하는 만큼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중고차거래시장을 완전 개방해야 한다는 논의도 오갔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2020년 국내 중고차시장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252만대(신규등록 대수)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신차 시장 대비 1.3배 수준은 중고차시장이 개방된 미국(2.4배)과 독일(2.0배) 등에 비하면 여전히 규모가 적다”며 “이는 중고차시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용주 국민대학교 겸임교수는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 허용 여부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 목소리이고 이런 측면에서 여론조사 등의 결과는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며 “허용 여부가 논의된 지 2년이 훌쩍 지난 만큼 이제는 결론을 내야 한다. 결론을 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도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고차 시장에서 소비자가 바라는 것은 제품에 대한 비대칭 정보 불균형의 문제가 개선되는 것이며 누구든 정보 불균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하고 이 부분에 대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시장 개선 노력 과정에는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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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요소수 대란의 교훈
핵심 부품 공급망 붕괴, 전 세계 자동차업계 ‘올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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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에 허덕인 완성차업체들은 생산량이 감소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올 한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며 자동차업계에 적지 않은 피해를 끼쳤다. 지난해는 자동차 공장 내 집단 감염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지다. 하지만 올해는 반도체 등 주요 부품 수급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가전제품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제조 기업들이 소량생산·인증·신뢰성 검증이 까다로운 자동차용 반도체 대신 일반 반도체 생산에 집중한 것과 반도체 제조사의 코로나19 감염과 공장 화재 등 악재가 겹쳐 벌어진 사태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되는가 싶더니 요소 등 특정 국가 의존도 높은 품목이 산업 전반에 위기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최근의 요소수 사태를 통해 한국의 자동차 산업도 ‘예방접종’을 했다는 분위기다.
◆반도체로 힘겨운 싸움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자동차업계는 차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판매량도 급감했지만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하지만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도체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던 11월 국내 완성차 5사(현대차·기아·르노삼성·한국지엠·쌍용차)의 판매실적은 처참했다. 5사는 국내·외 총 57만3758대를 팔아 전년동기 67만4725대보다 15% 판매가 줄었다. 5사의 자동차 판매량은 올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7월부터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는 11월 국내 판매가 12만313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4만3591대)보다 14.2% 줄었다. 해외도 같은 기간 15.2% 줄어든 45만622대에 머물렀다.
이 같은 문제는 국내 업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매출 예상 손실은 총 2100억달러(약 24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감소한 세계 자동차 생산량은 770만대로 예상된다.
이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저마다 반도체 해법찾기에 나섰다.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기 위한 조직을 갖추는가 하면 위탁 생산을 위한 파운더리 파트너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 상반기에는 반도체 부족에 따른 영향을 계속 보게 될 것”이라며 “다만 연말로 갈수록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존 라울러 포드 CFO도 “2022년까지 이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2023년까지 문제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상황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대형 화물차에 요소수를 주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생소한 ‘요소수’에 비싼 수업료
‘움직이는 모든 것이 멈출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올 만큼 온 나라가 요소수 공포에 떨었다.
요소수는 범용 화학물질인 ‘요소’(urea·尿素)의 수용액이다. 최근 관심이 늘어난 배경은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에 있다. 이동수단의 경우 유럽연합(EU)의 유로5, 유로6 등 ‘유로X’ 환경규제에 따라야 하며 숫자가 높아질수록 기준이 엄격해진다. 현재는 실주행조건에 초점을 맞춘 유로6 D 규정이 시행 중이다. 이보다 훨씬 깐깐해진 기준을 앞세운 ‘유로7’ 적용 시점도 다가오고 있다.
유로5는 배출가스의 입자상물질과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종류와 배출량에 초점을 맞췄다. 대형트럭은 이때부터 요소수을 분사해 질소산화물(NOx)을 줄이는 SCR(선택적환원촉매)장치를 적용했다. 승용차 등은 유로6부터 SCR 탑재를 시작했다. SCR장치는 이론상 질소산화물을 99% 이상 제거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승용차의 경우 80% 이상 저감을 목표로 설계된다.
‘요소수 대란’은 중국과 호주의 무역갈등에서 기인했지만 위기를 스스로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요소 수입을 중국에만 지나치게 의존한 점이 사태의 불씨를 키웠다고 본다. 외부 요인으로 요소수 문제가 시작됐지만 국내에서 사재기 등 유통질서가 무너진 것도 이번 대란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는 요소수 일 소비량인 60만톤의 두 배를 웃도는 생산량을 유지하며 상황이 안정화됐다는 평이다. 다만 원료인 요소를 비싼 값에 사온 탓에 요소수 가격이 2~3배 이상 상승한 점은 부작용이다. 정부는 현재 특정 국가 의존도가 큰 품목을 발굴해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중국발 마그네슘 부족 사태도 주목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주로 ‘철’을 중심으로 알루미늄과 탄소섬유, 플라스틱 등을 활용하는 만큼 국내엔 별다른 영향이 없다. 하지만 해외 대형 부품사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완성차업체들과 부품사들이 마그네슘으로만 구성된 부품 적용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하체 핵심부품은 알루미늄으로 구성하고 선루프 프레임이나 하부 일부 부품을 엔지니어링플라스틱 등을 적용하는 데다 차체는 초고장력강판을 적용하며 경량화와 원가절감을 모두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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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판매 직결… 제도 개편 목소리
2018년부터 이어져온 개소세 인하… 폐지 논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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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개소세 인하 혜택이 연장됐다 /사진=뉴스1 승용차에 붙는 개별소비세(개소세)가 2022년 상반기까지 인하된다.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완성차업계는 물론 출고 지연으로 차를 받지 못한 소비자도 개소세 인하혜택을 누리게 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4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조치를 내년 6월까지 6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내수 침체를 막기 위해 승용차 개소세율(5%)을 지난해 1~6월 1.5%로 낮춘 뒤 7월부터 연말까지 3.5%로 조정했다. 올 들어서는 상반기까지 추가 연장됐다. 하지만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한 생산 지연 등의 문제와 내수회복 등을 뒷받침하기 위해 3.5% 정책을 올 연말까지 연장했고 또다시 내년 상반기까지로 기간을 늘렸다.
개소세는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물품을 살 때 부과하는 간접세다. 1976년 12월 특별소비세법으로 제정된 이후 2007년 12월 개별소비세법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하지만 당시와 달리 자동차 보급이 보편화된 만큼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윤영석 의원(국민의힘·경남 양산시갑)은 지난달 승용차에 부과하는 개소세를 폐지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양향자 의원(당시 더불어민주당, 현 무소속·광주 서구을)도 3000만원 미만 자동차에 대해선 개소세를 면제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는 개소세 폐지시 세수가 급감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개소세를 1.5% 인하 3개월 시행 시 세수는 5000억원 가량 줄어든다.
그럼에도 자동차업계에서는 개소세를 아예 폐지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조세정책이 오락가락하며 며칠 사이로 구매가격에 차이가 생기는 만큼 소비자의 상대적 박탈감도 고려해야 한다”며 “개소세 수입은 줄지만 차를 보유하고 운행하면서 거둘 수 있는 세금이 더 크기 때문에 결국 정부는 손해가 아닌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국산 승용차 판매량은 개소세율이 1.5%로 낮아진 지난해 3월 이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개소세율이 3.5%로 오른 지난해 7월부터는 판매 증가율이 낮아졌다. 올 들어서도 6월 판매량이 급증했다. 모두 개소세 인하정책 종료시점과 맞물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