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와의 망 이용대가 항소심에서 1심과는 다른 전략을 내세웠다. 사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사진제공=넷플릭스
SK브로드밴드(SKB)와 '망 이용대가'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전략을 수정했다. 과거 넷플릭스는 1심에서 망중립성을 이유로 망 사용료를 지불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항소심에서는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를 통해 과도한 트래픽 유발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서울고법 민사19-1부는 지난 23일 넷플릭스가 SKB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했다. 변론준비기일은 정식 변론에 앞서 양측의 주장을 기반으로 서로의 쟁점을 확인하는 단계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를 둘러싸고 SKB와 법적 분쟁을 벌이다 1심에서 패소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지난 7월 항소를 제기하며 맞섰고 SKB는 지난 9월 반소(맞소송)로 대응했다. 이번 변론준비기일에 앞서 넷플릭스는 항소이유서를, SK브로드밴드는 부당이득반환청구 반소장을 제출했다.

기존에 넷플릭스는 접속료와 전송료를 분리해서 주장을 전개했다. 인터넷망에 접속할 때 드는 비용(접속료)을 지불하면 그 뒤 데이터 전송 과정에 대한 비용(전송료)은 전적으로 통신사의 책임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번 항소이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과거와 다른 주장을 펼쳤다. 자체 CDN 기술을 적용한 캐시서버 '오픈커넥트'를 꺼내 들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일부 인터넷제공사업자(ISP)에 오픈커넥트를 제공해 'OCA(Open Connect Appliances)'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트래픽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넷플릭스는 트래픽 절감 효과를 강조해 추가로 망 이용대가를 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른바 '빌 앤 킵'(상호무정산·Bill and Keep) 정산 방식을 꺼낸 셈이다.

이에 SKB는 '빌 앤 킵' 정산 방식은 대등한 규모의 통신사와 통신사간 이뤄지는 정산 방식일 뿐 통신사와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에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데이터 절감과는 무관하게 넷플릭스가 SKB 통신국사 안에 OCA 서버를 두려면 이에 따른 공간사용료나 전기료 등 비용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6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인터넷 망 연결이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에 대한 지급 의무를 인정했다. 아울러 "계약자유의 원칙상 계약체결 여부와 어떤 대가를 지급할지는 당사자 계약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며 "법원이 나서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판결한 바 있다.

양측의 1차 변론기일은 내년 3월16일 오후 5시에 열릴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SKB 측은 망 사용료 지급 규모에 대해 법원에 감정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