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2021.12.14/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요구해 온 수요시위가 오는 5일 30주년을 맞는다. 지난 기념일들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수요시위가 더 이상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3일 수요시위를 주최하는 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30주년 수요시위는 소녀상이 놓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맞은편에서 조금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30년간 활동을 정리한 영상과 이용수 할머니의 영상 메시지 등 연대발언이 이뤄지며, 참석자들은 집회 종료 뒤 외교부까지 행진에 나설 예정이다.

매번 소녀상 앞에서 열려 온 수요시위는 지난해 11월 집회부터 옆으로 밀려났다. 소녀상을 중심으로 한편에 보수성향 단체 자유연대가 자리 잡았고, 맞은편 진보성향 단체 반일행동과 대치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2월 초부터는 또 다른 단체가 연합뉴스 앞에 집회를 신고하며 수요시위는 30m 더 밀려난 골목 끝에서 열려 왔다.

이는 집회신고가 선착순에 따라 이뤄지는 데 따른 것이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주최 측은 720시간(30일) 전부터 48시간(2일) 전까지 관할 경찰서에 집회를 사전 신고해야 하는데 선착순으로 우선순위가 부여된다.


보수단체들은 정부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풀리며 집회가 가능해진 지난해 11월부터 밤샘 대기를 하며 1순위로 집회를 신고해 자리를 선점하고 있다.

수요시위는 2020년 여름에도 보수단체에 의해 일시 밀려난 적이 있지만 이렇게 장기간 소녀상 앞에서 열리지 못한 건 처음이다.


수요시위는 1992년 1월8일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정의연)가 연 항의집회를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 소녀상 앞에서 진행돼 왔다.

지난해 12월29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524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수요집회 중단과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단체와 '양심거울'을 들고 대치하고 있다. 2021.12.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문제는 집회 장소를 둘러싼 신경전과 함께 수요시위와 피해자들을 향한 보수단체의 비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진다는 점이다.

보수단체들은 '위안부'가 일본군에 의해 강제동원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억지 주장을 펼치며 소녀상 철거와 정의연 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 피해 할머니들의 이름도 직접 거론됐다.

지난달 29일 수요시위에서는 정복수 할머니 등 2021년 세상을 떠난 피해자들의 추모식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위안부는 거짓'이란 취지의 반대집회가 인근 3곳에서 이뤄졌다. 반일동상공대위 관계자들이 '위안부 동상 철거하라' 등 팻말을 들자 수요시위 참석자들은 '양심거울' 모형을 들고 맞서기도 했다.

정의연은 보수단체들이 계획적으로 집회를 방해한다고 보고 법적대응을 검토 중이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집시법에 따라 자신들의 집회를 할 수는 있다"면서도 "다른 집회를 방해하고 참석자들과 피해 할머니들을 지속적으로 모욕하는 것에 (대응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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