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관계자가 방역패스 관련 안내문을 떼어내고 있다. 재판부는 보건복지부의 지난달 3일 보건복지부가 내린 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 중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를 방역패스 의무적용 시설로 포함한 부분을 본안 사건 선고일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2022.1.5/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7일부터 2월 6일까지 3주 더 연장한다. 식당·카페 영업은 오후 9시까지 유지하되 사적 모임은 4명에서 6명으로 완화했다. 오미크론 확산 가속화와 설 연휴 이동 등으로 유행 규모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자 속도 조절에 나선 셈이다.

다만 법원의 효력 정지 결정에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는 쪼그라들었다. 성인은 서울 내 대형마트·백화점을 방역패스 없이 이용할 수 있다. 3월부터 적용 예정인 청소년 방역패스도 서울에서 효력 정지 기간(본안소송 판결 이후 30일까지) 동안 시행되지 않는다.


14일 오후 서울시내의 한 카페가 텅비어 있다. 2022.1.1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모임 인원 6인으로 완화, 영업시간 9시 유지…17일부터 3주 더

다중이용시설 운영, 행사·집회 등 큰 틀에서 조정안은 3주 더 유지된다. 그러나 접종 여부 관계없이 전국 4명까지 가능한 사적 모임 인원 기준을 6명으로 소폭 완화했다. 정부는 이달 29일부터 2월 2일까지 예정된 설 연휴와 국민적 방역 피로도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시간 밤 9시 제한 대상은 Δ유흥시설 Δ식당·카페 Δ노래(코인)연습장 Δ목욕장업 Δ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이다. 10시 제한 대상은 Δ학원(성인 평생직업교육학원 한정, 청소년 교습 제외) Δ카지노(내국인) Δ오락실 Δ멀티방 ΔPC방 Δ파티룸 Δ마사지업소·안마소 등이다.


정부는 "사적 모임 제한을 푸는 게 운영 시간 연장보다 방역적 위험이 적다"고 밝혔다. 운영을 연장하면 2차 모임 등 밀폐 시설에 오래 머물게 되고, 방역 효과도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앞으로도 사적모임을 우선 조정하고 운영시간은 후순위로 조정하기로 했다.

식당·카페에서 방역패스 미소지 미접종자는 여전히 혼자 이용하거나 포장, 배달만 할 수 있다. 6명 모임에 그러한 자가 1명이라도 있다면 방역수칙 위반이다. 위반하면 이용자는 1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사업주는 횟수별로 과태료와 영업 중단 명령을 받는다.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달라지게 될 방역패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 시내 상점·마트·백화점 방역패스 중단


이런 가운데 법원은 최근 두 차례 방역패스의 일부 효력 정지 결정을 내렸다. 현재까지 효력 정지 적용 시설은 Δ서울 내 3000㎡ 이상 상점·마트·백화점(14일부터) Δ전국의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4일부터)다. 미접종자는 음성 증명서 없이 이들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Δ식당·카페 Δ영화관·공연장 Δ멀티방 ΔPC방 Δ스포츠경기장 Δ박물관·미술관·과학관 Δ실내체육시설 Δ도서관에서 방역패스의 효력은 계속 유지된다. 유효기간을 6개월(180일)로 정한 방침도 그대로 이어지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14일 오후 시민 1023명이 보건복지부 장관, 질병관리청장, 서울시장을 상대로 제기된 방역패스 효력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해 "서울의 상점·마트·백화점 및 12세 이상 18세 이하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 확대 조치 부분은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식당·카페는 마스크 착용이 어려우니 감염 위험도가 다른 시설보다 높다. 상점·백화점·마트는 많은 사람이 모일 가능성이 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니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일률적으로 미접종자의 출입을 통제하는 불이익을 준 건 과하다"고 결정했다.

그런데 같은 날 이 법원 행정13부는 복지부 장관에 제기된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불확실성 강한 코로나19 유행에 방역패스 실효성을 따질 명확한 근거나 기준도 현재 없어 재판부마다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행정13부는 "복지부의 처분이 대규모 점포 입장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는다. 종이 증명서를 제시해 출입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을 마련했고, 소형 점포나 전통시장에는 방역패스가 적용되지 않아 생필품 구매가 전면 차단되지 않는다"고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서울의 상점·마트·백화점에만 방역패스가 중단됐다. 3월 시행 예정인 청소년 방역패스도 서울에서만 효력정지 기간에 시행할 수 없게 됐다. 방역패스 시행에 대해 행정소송 6건, 헌법소송 4건 등 총 10건이 제기돼있어 추가 다툼이 예상된다.

적용 시설별, 지역별, 연령별 방역패스 관련 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재판부마다 상급심에서 결과가 뒤바뀔 경우 제도 자체가 시행 의미를 잃고 표류할 수도 있다.

이에 복지부는 "법원 판단이 아쉽다"며 법원의 결정 취지와 방역상황을 검토해 17일 대응 입장을 낼 계획이다. 정부는 미접종자를 감염에서 보호하기 위해서는 방역패스가 필요하다고 거듭 설명 중이다.

전문가들은 시급성을 다투는 방역정책이 법정에 오른 점을 우려하면서 "정부는 국민이 방역패스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문제가 없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일상생활을 해오던 시민들에 방역패스는 '차단'과 같았을 것"이라며 "제도를 시행하다 보면 행정적 불편은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공감을 구하지 않았다는 데 정부의 책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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