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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작년 10월11일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닙니다"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화적 태도를 보였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월19일 당 중앙위원회 8기 6차 정치국 회의를 개최해 바이든 행정부를 다시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정은은 정치국 회의에서 최근 미국이 북한의 '정당한 주권행사'를 부당하게 걸고 들었다면서 올해 1월5일과 11일 북한의 두 차례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미국이 12일(현지시간) 채택한 대북 단독 제재에 대해 강한 거부감과 반발을 드러냈다.
그리고 김정은은 미국이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중단을 약속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수 백회나 진행했고, 남한에 첨단군사공격수단들을 반입했으며, 북한에 대해 무려 20여 회의 단독 제재 조치들을 취했다고 강렬하게 비난했다. 이어서 김정은은 '미제국주의'와의 장기적인 대결에 철저히 준비되여야 한다고 하면서 북한의 물리적 힘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인 행동에로 넘어가야 한다고 함으로써 추가적인 무력시위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정은은 더 나아가 북한이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하였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하달)"했다고 밝힘으로써 2018년 4월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 개최했던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의 결정 사항들을 전면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주지하다시피 북한은 2018년 4월20일 당 중앙위원회 7기 3차 전원회의를 개최해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이 "위대한 승리로 결속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핵실험과 중장거리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결정을 발표했다. 그러므로 김정은의 지시는 논리적으로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재개 및 핵실험장 복구까지 검토하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북한이 제7차 핵실험과 제4차 ICBM 시험발사를 단행하더라도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보다는 잃을 것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과연 그러한 어리석은 판단을 할지는 의문이다. 이미 2017년 11월 제3차 ICBM 시험발사 후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를 강행한다고 해서 북한의 대미 협상력이 특별히 커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반면에 북한의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중국과 러시아 모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고, 이들 국가들이 용인할 수 있는 선을 확실하게 넘어서는 것이다. 그러므로 북한이 이 같은 선택을 할 경우 2018년 이후 개선되었던 북중 및 북러 관계가 다시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중국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정면돌파하겠다는 김정은의 셈법도 파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북한의 핵능력이 계속 고도화될 경우 한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까지 결국은 핵무장의 길로 나아가게 되고 그것을 미국이 대중 견제 차원에서 용인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므로 중국은 북한의 비핵무기와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포용적인 입장을 보일 수 있지만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유엔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북한이 향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가장 높은 행동으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개발 완성을 위한 연속적인 시험발사, 김일성 출생 110주년 기념일(4.15)과 김정일 출생 80주년 기념일(2.16)에 대규모 열병식 개최 및 신형 무기 과시, 인공위성 로켓 발사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이미 10년 전인 2012년 4월에도 김일성 출생 100주년을 맞이해 '광명성 3호' 인공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발사했다. 그러나 당시 로켓 발사가 실패하자 이례적으로 이를 인정하고 동년 12월에 '광명성 3호 2호기'를 탑재한 로켓을 재발사해 초보적인 위성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했다. 북한은 2016년 2월에도 '광명성 4호' 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발사해 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했으나 위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위성 발사 및 우주개발 의지를 보여왔으므로 김일성 출생 110주년이 되는 올해에 다시 인공위성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현재는 미중, 미러 관계가 6년 전에 비해 극도로 악화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북한이 인공위성 로켓을 다시 발사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동참할지는 의문이다.
그러므로 적어도 올해 상반기 동안 북미 관계는 더욱 악화되고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은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5월에 출범할 한국의 차기 정부가 북한의 요구사항(한미연합훈련 중단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비난 및 제재 중단 등)과 한미의 요구사항(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동결과 단계적 핵감축) 간에 어떻게 접점을 찾아낼 수 있을지가 향후 5년간 남북 및 북미 관계를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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