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전·월세전환율 규제로 월세 상승이 제한되고 월세 세액공제까지 받을 경우 전세대출 이자대비 주거비용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보니 월세화를 부추기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주담대 ‘7% 시대’, 목졸리는 영끌족… 전세대출자도 ‘지옥행’

② 전세대출 한 달 이자 164만원… 월세는 103만원

③ 대출이자 4%p 뛸 때 예금금리는 고작 0.4%p 올랐다

④ 기준금리 1.25%로 같은데 예대마진은 0.7%p 더 벌어졌다

⑤ 카드론 이자율 20% 육박… 2금융권 두드린 대출자들 '빚폭탄' 우려

⑥ “그깟 대출이자, 우린 빚내서 ‘공모주’ 청약한다”


#. 올해 자녀 진학 문제로 이사를 준비하는 김지영씨(40)는 고민에 빠졌다. 2년 전과 달리 전세 매물이 적을뿐더러 간혹 있더라도 전셋값이 너무 올라 5억원 가량 대출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KB국민은행에 전세대출 금리를 문의한 결과 연 이자는 3.72~4.92%. 평균 금리(3.94%)를 기준으로 2년 간 매달 164만원의 이자를 꼬박꼬박 내야 한다. 2년 전엔 2.02%로 전세대출을 받았는데 앞으로 연간 1970만원을 이자로만 낼 생각을 하니 답답해진 김씨는 차라리 월셋집을 알아보기로 했다. 김씨는 같은 동네에 비슷한 면적의 신축 준전세를 계약하는 데 성공했다. 전세대출 1억원을 받아 이자 33만원과 월세 70만원, 한 달 103만원으로 전세대비 37% 가량의 주거비용을 줄일 수가 있었다.

글로벌 자산 거품의 원인이 된 저금리정책이 미국을 필두로 종료를 선언하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 내서 투자) 대출자들만이 아니다. 주로 서민들이 이용하는 전세대출마저 금리가 급격히 오르며 비상이 걸렸다. 2년 만에 전세대출 금리가 두 배 이상 올라 5%에 육박하고 있다.

전세난에 더해 금리까지 오르자 임대차시장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확정일자 신고의 계약일 기준)는 2021년 ▲11월 8379건 ▲12월 8642건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월세거래는 ▲11월 4599건 ▲12월 6397건으로 전세대비 월세 비중이 54.9%에서 74.0%로 늘어났다.


정부의 전·월세전환율 규제로 월세 상승이 제한되고 월세 세액공제까지 받을 경우 전세대출 이자대비 주거비용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는 점도 월세화를 부추기고 있다. 전·월세전환율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에 따라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정부는 2020년 8월 4.0%에서 2.5%로 인하했다. 전세금 6억원을 보증금 2억원 월세계약으로 전환할 경우 전·월세전환율이 4.0%이라면 월세는 133만원이지만 2.5% 인하 시 월세는 83만원으로 50만원 줄어든다. 다만 전·월세전환율은 신규 계약이나 세입자가 바뀌는 계약, 월세를 전세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사인 간의 임대차계약이어서 정부가 전·월세전환율 위반에 과태료 등 행정 제재는 불가하다는 입장이지만 터무니없이 높은 전·월세전환율을 적용받는 경우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월세 세액공제는 무주택 가구주이면서 총급여액(연 근로소득에서 비과세소득을 차감)이 7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국민주택규모(85㎡) 이하 또는 기준시가 3억원 이하 주택을 임차할 때 받을 수 있다. 이때 세액공제는 월세액 연간 750만원 한도로 10%다. 총급여액 5500만원 이하는 공제율이 12%다. 종합소득금액은 4500만원 이하까지 적용돼 최대 90만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앞선 김씨 사례의 경우 연 84만원(월 7만원)의 월세 절약 효과가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