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집권시 이전 정권 적폐 청산 수사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문재인 정부 청와대출신 의원. /사진=뉴스1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집권시 이전 정권 적폐 청산 수사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고위 관계자는 10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때문에 사실 모든 행정력의 80~90%를 여기에 쏟아붓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렇게 대통령을 흔들고 선거판에 불러내서 소재로 삼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게 일종의 정치 적폐고 구태”라며 “선거전략상으로 보면 그분들이 어떻게 판단할지 모르겠지만 이게 선거전략 차원에서 발언한 것이라면 저는 굉장히 저열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은 윤 후보의 언론 인터뷰에서 비롯됐다. 그는 지난 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해야죠. 해야죠. (수사가) 돼야죠”라고 누차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에서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도 법·시스템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참모회의에서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에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 데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인가 대답해야 한다”며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측은 곧바로 선거개입이라고 반발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불법이 드러나는 사안에 대해서는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원론적 의견을 피력한 윤 후보를 향해 사과를 요구한 것은 명백한 선거 개입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다시 “윤 후보가 대통령을 겨냥해서 한 발언에 대통령이 반론권을 행사한 것인데, 거기에 대해서 선거 개입이라고 하면 대통령은 식물 대통령으로 죽은 듯이 직무정지 상태로 있어야 되냐”라며 “그렇게 얘기하려면 그런 발언을 안 했어야 했다”고 받아쳤다.

이어 “선거에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않을 노력은 야당도 해야 되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구체적으로 주문했지 않았냐. 거기에 대해서 답변하고 사과하면 깨끗하게 끝날 일이지, 구차하게 자꾸 선거 개입이다 이런 논리로 회피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또 “여야 후보를 막론하고 내가 당선되면 대대적으로 정치 보복하겠다고 공언한 후보는 처음 본다”며 “설상 그런 속내가 있다 할지라도 대외적으로는 다 부정하는 것이 일종의 관행이다시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윤 후보의 언론 인터뷰를 거론하며 “(윤 후보가) 적폐 수사 이런 것 안 한다, 정치 보복 안 한다라고 분명하게 얘기를 했다. 그런데 며칠 만에 그것과는 상반되는 얘기를 한 것도 저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본인이 검찰총장직을 던질 정도로 검찰 독립성을 지키겠다고 하신 분이 대통령도 되기 전에 검찰 수사를 하라 마라고 하는 것은 자기 부정 아니냐”며 “자기가 그동안 외쳐왔던 것과 상충된다고 생각한다”고 윤 후보의 태도를 언급했다.

다만 문 대통령 발언 전 여당이나 이재명 후보와의 교감 여부에 대해서는 “그 누구와도 일체 상의하지 않았다”며 “지금도 오늘 이 순간까지도 여당이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교감하거나 서로 의견 나눈 바는 없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발언 배경에 “특별히 배경이 있지는 않다”며 “지난 9일 아침 9시에 늘 하듯이 대통령과 티타임을 할 때 문 대통령 말씀에 의하면 인터뷰 내용을 자세히 몰랐다고 한다. 저희도 따로 보고를 안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나중에 확인해 보니 상당히 심각한 발언이라고 판단하신 것”이라며 “발표된 문장은 대통령께서 직접 쓰신 것이다. 메모지에 써 오셔서 저희들에게 준 것이기 때문에 토론이 있었다거나 다른 의견 교환이 있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자들이) 대통령께서 화가 많이 하셨냐 이렇게 질문들을 하셨는데, 제가 볼 때는 이게 화가 나서 하시는 것 같지는 않다. 굉장히 차분하게 말씀하셨다”며 “속된 말로 열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 차원으로 접근하는 문제는 아니다”고 섣부른 추측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윤 후보의) 소신이라고 하면 굉장히 위험하다. 최소한 민주주의자라면 이런 발언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야당도 견강부회하지 말고 실언이었다면 실언으로 인정하고 빨리 마무리짓고 가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