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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상장한 LG엔솔은 코스피 상장 첫날 공모가(30만원)의 2배에 가까운 59만7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으나 이보다 15% 넘게 떨어지며 5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이틀째인 28일에도 10.89% 하락 마감했다.
이처럼 강세를 보이지 못한 이유는 무엇보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꼽힌다. 상장 첫날 외국인의 LG엔솔 주식 매수는 150만9352주인데 비해 매도는 이보다 3배 가량 많은 438만2610주에 달했다. 순매도 주식 수만 287만3258주로, 금액으론 총 1조4967억원에 이른다. 역대급 공모주라던 LG엔솔은 이 같은 외국인의 물량 폭탄으로 인해 결국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뛴 뒤 상한가)의 희망을 가졌던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처럼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물을 쏟아낼 수 있었던 이유는 의무보호확약이 없었기 때문이다. 의무보유확약이란 기관 투자자들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받은 공모주 중 일부를 15일이나 1개월, 3개월, 6개월 등 일정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보유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LG엔솔은 외국 기관에 총 1285만6250주를 배정했다. 국내 기관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96.5%로 높았던 반면 외국 기관의 확약 비율은 27.1%에 그쳤다. 나머지 72,9%에 달하는 937만7750주는 의무보호미확약 물량이었던 셈이다.
문제는 그마저도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이다. 의무보유확약을 했더라도 도중에 마음이 바뀐다면 매도가 가능하다. 다만 이때는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최소 6개월에서 1년까지 모든 공모주 수요예측 참가 금지 등과 같은 벌칙이 부과된다. 약한 처벌 탓에 업계에선 패널티를 받더라도 높은 가격에 매물을 던지는 외국인 투자자도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만약 시초가(59만8000원)에 팔았다면 공모가 대비 99.33%의 수익률을 챙길 수 있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법을 지키는 것보다 상장 초반 물량을 던지는 것이 훨씬 이득이란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사실 LG엔솔과 같은 상황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역시 상장 첫날 장 시작과 함께 주가가 고꾸라지더니 결국 26.66% 하락 마감했다. 하락 원인으론 어김없이 외국인이 지목됐다. 청약흥행을 고려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물량에는 강제성을 두고 있지 않는 느슨한 국내 IPO 규제 탓에 이들은 상장 첫날 매물을 쏟아낼 수 있었다.
외국인들이 보유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면서 코스피 전체에도 큰 부담이 되는 것은 덤이다. 실제 LG엔솔이 상장한 1월27일 코스피는 94.75포인트(3.50%) 하락한 2615.49에 마감했으며 SKIET가 상장한 지난해 5월11일 코스피는 39.87포인트(1.23%) 하락한 3209.43에 장을 마쳤다.
국내 주식 시장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놀이터’로 전락했다는 아우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LG엔솔 상장 사례만 놓고 봐도 국내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얼마나 휘젓고 다니는지 알 수 있다. 외국인들에게도 국내 기관과 비슷한 수준의 보호예수를 법적으로 규제하지 않는 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은 당분간 커질 수밖에 없다. 형식적인 공조에 머물 것이 아니라 외국인 의무보호 확약과 관련한 제도적 가이드라인을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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