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외교부 제공) 2022.2.13/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우리나라와 일본 정부가 최근 미국 측이 새로 내놓은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라 대북 군사적 압박에 동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이 12일(현지시간) 열린 미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미국이 새로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환영했다"고 밝히면서다.


미 백악관은 이날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11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란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백악관은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춘 이 문건에서 북한 관련 문제도 '주요 도전 과제'로 꼽았다. 특히 이 문건에서 주목되는 사항은 '북한과 대화하되 필요할 경우 격퇴(defeat)할 수 있다'는 개념이 새로 포함됐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 "우린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한국·일본과 확장 억지력 및 조율을 강화하고 있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어떤 침략도 저지하고 필요할 경우 격퇴할 준비가 돼 있다. 역내 비확산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올 1월 한 달 동안에만 탄도미사일 6차례, 순항미사일 1차례 등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이 가운데 북한이 지난달 30일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은 최대 사거리가 4500㎞ 이상으로 북한에서 쐈을 때 한반도와 일본을 넘어 태평양의 미국령 괌까지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북한은 지난달 19일 김정은 총비서 주재 조선노동당 중앙위 정치국회의 땐 4년여 간 중단했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까지 시사하기도 했다.

정의용(왼쪽)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외교부 제공)© 뉴스1

미 정부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북한의 핵·ICBM 시험 재개를 '레드라인'(한계선)으로 간주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백악관의 이번 문건과 관련해 "미 정부가 북한의 핵·ICBM 시험 재개시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주재 미 대사의 경우 지난달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도발(provocation)"이 아닌 "공격(attack)"으로 표현한 적이 있다.

한일 외교장관들이 미국의 이번 '인도·태평양 전략' 문건에 환영 의사를 피력한 것 역시 "필요시 대북 군사적 압박에 동조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미일 국방장관들은 지난 10일 전화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또 3국 국방장관들은 이르면 내달 대면 회담을 열어 '미사일 경보훈련'(퍼시픽 드래곤) 실시 방안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우리 외교부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환영'이 대북 군사적 압박의 의미로까지 해석되는 걸 경계하는 분위기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열린 외교부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한 화상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미국의 관여가 담긴 인도·태평양 전략의 포괄적인 부분에 대해 일반론적으로 환영한다는 것"이라며 "북한 격퇴에 대한 논의는 (이번 회담에서)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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