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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선두주자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 양대 포털이 온갖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자살하면서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 유연한 근무환경과 자유로운 조직문화로 알려졌던 것이 허울이었다는 비판도 들었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인사평가 문제로 홍역을 치른 카카오는 고성과자에게만 고급 호텔 숙박권을 지급하는 선별복지를 추진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일부 직원의 주 52시간 이상 근무, 임산부의 시간 외 근무 등 법 위반 사항까지 적발되며 조직문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 지난해 미용실, 대리운전 등 문어발식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최근에는 계열사 카카오페이의 류영준 대표와 일부 경영진들이 상장 후 얼마되지 않아 보유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논란이 거세졌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21세기 한국에서 고속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다음과 야후에 이어 포털사이트 후발주자로 출발한 네이버는 2000년대 중반부터 다음을 밀어내고 국내 포털 1위 업체에 등극했다. 카카오는 2010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출시를 계기로 폭발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두 회사는 ‘꿈의 직장’으로도 꼽혀왔다. 1990년대 후반 벤처 붐과 함께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과 태동을 같이한 이들은 ‘소통’과 ‘유연성’을 내세운 직급파괴와 수평적 조직 형태를 내세워 기업 문화의 혁신을 일으킨 주역이었다. 당시 기업의 경직된 문화에 익숙한 기업인들과 직장인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최근 불거진 논란을 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더 이상 IT기업 특유의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내부는 곪았다는 이야기다. 급성장한 이면에는 미처 성장하지 못한 조직문화가 있었다. 고속 성장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과도한 성과주의도 한몫했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다 보니, 근로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이 초래되는 것이 불가피 했을지도 모른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초심을 잃었다’라는 의구심이 든다. 10년 전만 해도 수익모델과 생존전략에 고심하던 벤처기업이었지만 이제는 굴지의 대기업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외형은 비약적으로 커졌지만 조직운영에선 벤처 마인드를 벗어 던지지 못했다. 대기업 반열에 든 만큼 그에 맞는 ‘왕관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나 그렇지 못한 형국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3월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한다. 조직 쇄신과 더불어 수장 교체로 리더십 개편에도 나선 것이다. 네이버는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1981년생 최수연 글로벌사업부 책임리더를 선임했다. 카카오는 새 수장에 남궁훈 현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단독 대표에 내정했다.


국민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감내해야 할 사회적 책임은 커졌다. 새로운 수장들의 어깨도 무겁다. 조직문화 개선과 신뢰 회복, 플랫폼 규제 가시화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최고 경영진만 바꾼다고 조직이 변화되는 것은 아니다. 두 기업이 명심해야 할 것은 이제 실천과 변화로 진정한 국민기업임을 증명할 때다. 국내 최대 IT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깊게 통감하고 무너진 신뢰 회복을 찾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