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방위 도움' 요청에도 정부 지원엔 '한계'
가능한 선택지는 서방 경제재제 동참 이은 재정·인도적 지원까지
파병 등 군사적 지원 '불가'… "미국 등 동맹·우방국도 계획 없어"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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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수도 키예프 함락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사회에 정치·경제·군사 등 분야에 대한 전 방위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우리 정부는 이미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미국 등 서방국가의 대(對)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하겠단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정부·국민을 위한 재정·인도적 지원도 선택지에 포함돼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이 원하는 군사적 차원의 지원이 성사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미국 정부는 현재 러시아의 이번 우크라이나 무력침공 상황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인 수출 통제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산 장비·소프트웨어(SW)·설계도 등을 이용해 생산한 제품은 원산지가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라고 해도 러시아와의 거래에 제한을 받는다. 이 때문에 반도체 등 전자제품과 자동차를 러시아에 판매하는 우리 기업도 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당초 우리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고 그에 따른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대러 제재조치가 현실화되는 와중에도 이 사태에 직접 개입하는 데는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그러나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24일 오후 늦게 외교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러시아를 규탄하며 서방국가들의 대러 제재를 지지하며 "적극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와 관련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와교통상통일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기본적인 제재엔 동참하기로 결정했고, 몇 가지 제재를 좀 더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장관의 이 같은 언급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미국이나 일본, 그리고 유럽의 일부 국가들처럼 독자적인 대러 제재까지 취하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향후 한러관계나 현지 진출 우리 기업들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우리 정부는 러시아가 지난 2014년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로부터 무력으로 강제 병합했을 때도 미국 등의 제재에 묵시적으로 보조를 맞추는 선을 유지하면서 독자 제제는 부과하지 않았다.
현재 우리 기업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경우 러시아에서 연 23만대 규모의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삼성·LG전자도 TV·가전제품 등을 러시아 현지에서 생산 중이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우크라이나대사는 지난 25일 열린 부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부의 대러 제재 동참 결정에 거듭 사의를 표시하면서 "한국으로부터 정치적 지원뿐만 아니라 경제적 지원, 군사 지원을 포함한 각종 기술적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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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중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역 역시 현실성이 떨어진단 지적이 많다.
당장 미국·영국 및 유럽연합(EU) 국가들도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 아니란 등의 이유로 이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군사력을 투입하지 않고 있는 상황. 우리나라 역시 우크라이나와 군사적으론 '특수 관계'에 있지 않은 만큼 병력 파견 등의 지원방안을 얘기하기가 곤란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우리 군 관계자는 "현재 우리 군은 유엔 평화유지활동(PKO)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협력, 소말리아 해역 호송 등을 위해 파병부대를 운영 중"이라며 "전쟁이 일어난 곳에 병력을 보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특히 "유엔에서 러시아의 위치를 감안하면 유엔 차원의 병력 개입도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데다 올 2월 순회 의장국도 맡고 있다. 현대전이 '시간과의 싸움'임을 감안할 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PKO 파병 등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이 적기에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현지 체류 우리 국민을 데려오기 위한 수송기 등 군 자산 투입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 전문가들은 "미 정부가 최근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해 동유럽 지역에 배치된 미군 병력을 증원한 건 전쟁에 개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나토 회원국 등 우방·동맹국까지 이번 전쟁에 휘말리는 걸 막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
정 장관도 앞서 국회 답변에서 "우리 동맹·우방국들은 우크라이나 관련 군사적 행동 계획이 없다고 거듭 천명하고 있다"며 "우리도 그럴 가능성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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