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부터 기관들의 기업공개(IPO) 수요예측 참여 문턱이 높아진다./사진=장동규 기자
오는 5월부터 기관들의 기업공개(IPO) 수요예측 참여 문턱이 높아진다. 

11일 금융투자협회는 전날 자율규제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수업무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투자일임업자가 고유재산으로 IPO 수요예측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투자일임업 등록 2년 경과, 투자일임재산 50억원 이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등록한 지 2년이 넘지 않은 경우에는 투자일임재산이 300억원 이상이어야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다. 사모집합투자업자도 이와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고유재산으로 IPO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투자일임업자나 사모집합투자업자는 수요예측 참여 요건을 충족한다는 확약서와 증빙서류를 IPO 대표 주관사에 제출해야 한다.

투자일임계약을 체결한 투자자가 투자일임업자인 투자일임재산은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없다. 이는 투자일임업자가 물량을 많이 배정 받기 위해 고유재산을 타 업자에 맡겨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 같은 규정은 오는 5월1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의 IPO부터 적용된다.

LG에너지솔루션 IPO로 불거진 기관투자자 '뻥튀기 청약' 논란

협회에 따르면 최근 불성실 수요예측과 같은 위규행위가 많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투자일임업자와 사모집합투자업자의 불성실 수요예측 등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협회에 따르면 최근 불성실 수요예측과 같은 위규행위가 많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투자일임업자와 사모집합투자업자의 불성실 수요예측 등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수요예측 위규행위는 ▲2019년 19건에서 ▲2020년 35건 ▲201년 66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20~2021년 전체 불성실 수요예측 참여행위 중 투자일임업자·사모집합투자업자가 79건(78%)에 달했다.

최근에는 1경5203조원의 주문액을 끌어모은 LG에너지솔루션의 수요예측이 ‘뻥튀기 청약’ 논란으로 주목을 받았다.

개인투자자는 공모주 청약을 위해 청약금의 50%를 증거금으로 내야하지만 기관은 납부 의무가 없다. 그렇다보니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1주라도 더 받기 위해 자기자본금 이상의 주문금액을 써낸 사례가 발생했다. 

실제 KB증권이 윤창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LG에너지솔루션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자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680개 기관 중 585곳이 각각 9조5625억원어치의 공모주를 주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기자본금이 5억원인 투자자문사나 5조원에 달하는 자산운용사가 모두 동일하게 청약 최대치(3187만5000주)를 적어내는 허수 청약이 이뤄졌다. 이는 최대한 많은 금액을 적어내야 한 주라도 더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허수청약에 속아 피해를 보는 건 개인이다. 순자산 3억원인 운용사는 9조5625억원어치를 주문해 78주를 배정받을 수 있지만 같은 금액을 청약한 개인투자자는 5~17주를 배정받는다. 

기관투자자의 뻥튀기 청약이 늘어날수록 경쟁률은 치열해지고 공모가는 최상단에서 결정된다. 공모가가 최상단에 결정되면 상장 이후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에도 공모가는 최상단인 30만원에 결정됐다. 하지만 큰 기대와는 달리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의 시초가에서 상한가)에 실패했다. 현재 주가는(3월10일 기준) 시초가 59만7000원 대비 30% 하락해 40만원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협회는 최근 기관의 의무보유확약 준수와 불성실 수요예측 참여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한 바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IPO 수요예측 시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서 위규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관사에 대한 점검 독려, 시장 참여자에 주의사항 안내 및 규정 준수 촉구 등 자율규제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IPO 제도 전반에 걸쳐 개선이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업계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청취하고 관계당국과 긴밀하게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