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회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은 두려워하라, 여성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3.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0.73%p 차로 '신승'을 거둔 데는 2030 여성들의 표심도 영향을 미쳤다. 전략적으로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에게 표를 던진 2030 여성들은 윤석열 당선인에게 "여성·소수자 인권을 존중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선 당일인 9일 KBS·MBC·SBS 방송 3사가 발표한 출구조사를 보면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는 20대 여성(58.0%, 윤 당선인 33.8%), 30대 여성(49.7%, 윤 당선인 43.8%)의 지지를 받았다.


리얼미터가 실시한 대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2월28일~3월2일)에서 이 후보를 지지하는 20대 여성은 39.1%, 30대 여성은 38.6.%의 지지율을 보였으나, 2030 여성들이 결집하면서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2030 여성들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기보다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투표했다고 했다.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발언 등을 해 여성들의 반발을 샀다.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박모씨(27)는 "윤 당선인이 대놓고 여성들을 2등 시민으로 취급해 평소 지지하는 심 후보를 그대로 뽑을 수 없었다"며 "1번을 뽑은 것도 사실상 민주당에 영입된 박지현 활동가에게 보내는 지지였다"고 했다.

직장인 이모씨(28)도 "윤 당선인이 여성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고 심 후보를 지지하지만 어쩔 수 없이 당선 가능성이 있는 이 후보를 찍었다"며 "이준석 대표가 20대 여성과 남성을 갈라치는 것이 마음을 돌리게 한 결정적 원인이었다"고 했다.


이 후보에게 전략 투표를 했던 여성들은 심 후보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아 후원금을 보내기도 했다. 9일 출구조사 발표 이후 당선인 확정 때까지 심 후보에게게 12억원의 후원금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에는 '후원 인증샷'이 쏟아졌다.

서울에 거주하는 최모씨(32)는 "심 후보가 여성, 소수자를 대변하는 모습에 공감하고 감사하면서도 1번을 찍어 부채감이 컸다"며 "심 후보가 선거비용을 국고 보전받지 못할 것 같아 개표 방송을 보면서 소액후원했다"고 했다.


이씨도 "심 후보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앞으로도 정치 활동을 꾸준히 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처음으로 후원금을 보냈다"고 했다.

이들은 윤 당선인이 구조적 차별을 인정하고 여성을 존중하는 성평등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씨는 "젠더 갈라치기, 혐오로 인한 반발이 선거 결과로 나왔는데도 이 대표는 반성이 없다"며 "윤 당선인은 여가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 등의 공약을 폐기하고 여성을 존중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여성의 삶은 여전히 투쟁인데 구조적 문제가 없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윤 후보가 현실을 인식하고 자세를 낮추고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최씨는 "이번 선거 결과로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청년 여성들의 민심을 읽어야 한다"며 "특정 계층이 아니라 2030 여성들, 그리고 다른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들의 눈치를 보면서 논의하기 바란다"고 했다.

대학생 이모씨(24)는 "윤 당선인이 당선 후 국민 통합을 하겠다고 했는데 여가부 폐지를 시작으로 여성 인권 존중 정책들도 더 많이 고민해야 가능할 것"이라며 "민주당도 이번 선거 결과를 토대로 혐오 없는, 성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함께 해야 한다"고 했다.

여성단체들도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겠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젠더정치연구소 등을 구성된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페미니스트 주권자가 차별과 혐오의 정치를 끊어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2030 여성이 윤 당선인을 외면한 것은 혐오를 등에 업고 여성의 삶을 묵살한 결과"라며 "윤 당성인은 이제라도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구조적 차별을 인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비전과 국가 성평등 추진 체계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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