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 후 법 적용 대상 사망사고 중 75%는 과거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안전 관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올 1월 17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된 후에도 건설현장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 후 법 적용 대상 사망사고 가운데 75%는 과거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나 기업들의 안전관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5시 50분쯤 경기 과천의 한 지식산업센터 공사현장에서 DL이앤씨의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고용부는 해당 사고와 관련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DL이앤씨는 지난달 13일에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공사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수사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 이후 법 적용된 사고는 총 40건으로 늘었다. 근로자 47명이 숨졌고 재발 기업은 2곳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광주광역시 학동 철거건물 붕괴에 이어 올 초 광주 서구에서 신축 아파트가 붕괴된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 ‘등록말소’가 검토되고 있다. 올 2월에는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세종-포천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2011년부터 2021년 5월까지 해마다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10년 동안 48건의 사고가 발생해 51명이 숨지면서 고용부의 특별감독을 받았다.

"중대재해 발생 회사, 재발 가능성 높다"

2017~2021년 근로자 사망사고 전력이 있는 기업에서 중대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권기섭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서 비슷한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자체 점검과 감독 이후에도 본사가 중심이 돼 안전관리에 만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은미 의원(정의당·비례대표)이 발표한 2021년 중대재해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전체 670건 가운데 사망자는 668명, 부상자는 107명이었다. 사망자 668명 중 246명이 하청 소속이었다.

강 의원은 “중대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건설공사의 공기단축 등 무리한 공사를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구축해 철저히 이행하는 길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달 발생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하청업체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산재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사과와 안전 최우선 경영과 무재해 사업장을 만들겠다는 발언을 했지만 말뿐이었고 위험한 현장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유예기간 1년을 적용해 올해부터 시행됐음에도 여전히 안전보건체계를 갖추지 못한 곳이 많다고 강 의원은 설명했다. 특히 기업들이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보다 처벌을 피하려는 법적 대처에만 급급하다 보니 실효적인 조치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강 의원은 “경영책임자의 ‘안전경영 마인드’가 바로 서고 그에 따른 예산, 인력,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이 구축될 때 산재 예방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며 “사고를 노동자의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시설 장비 요인, 불안전 행동 요인, 관리 감독을 구조화해 예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