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일 '검수완박' 저지 전국검사장회의…'총력 대응' 결의 나오나
검찰 내부 격앙…김오수 총장 등 수뇌부 책임론 제기
회의 후 공식입장 정리 국회 전달…대국민 여론전도
뉴스1 제공
공유하기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검찰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에 맞서 조직적 대응을 모색하면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한 달 앞두고 검찰 수사권 박탈을 입법으로 못박으려는 시도에 검찰 전체가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검경수사권 조정 등 전방위 검찰 힘빼기가 이뤄진데 이어 아예 수사권을 박탈하려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자 일선 평검사부터 검찰 수뇌부까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8일 고검장회의에 이어 11일 김오수 검찰총장 주재로 전국검사장회의를 열고 검수완박 저지를 위한 총력 대응을 모색한다. 민주당이 12일 의원총회를 열어 검수완박 입법 당론을 모을 예정이어서 검찰 의견을 신속히 정리해 대응해야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검사장회의를 거쳐 정리한 공식입장을 국회에 전달하고 대국민 여론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검찰의 직접수사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골자로 하는 검찰 수사권 박탈 추진이 헌법에 규정된 검사의 기능을 부정하는 등 위헌 소지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례없는 수사 공백을 초래해 국가의 범죄대응역량이 저하돼 국민 피해가 커지고 국가 사법체계가 대혼란을 겪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검사장회의에서는 일선 검사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 등 수뇌부에 직을 건 비상 대응을 요청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검이 8일 반대 입장을 공식화한 뒤 대구지검을 비롯해 수원지검, 인천지검, 광주지검 , 춘천지검, 의정부지검 등이 긴급 검사회의를 열고 이미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같은날 열린 고검장회의에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적극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휘하 법무부 검찰국도 8일 검사회의를 열고 "합리적이고 충분한 대안 없이 검찰의 수사 역량을 일시 박탈하는 조치는 국가 전체 범죄대응 역량의 질적·양적 저하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공식입장을 정리해 검찰 내부에 공유했다.
검찰의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에선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취임일인 5월10일 이전에 법안을 처리하자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국회는 7일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과 법제사법위 소속의 박성준 민주당 의원을 맞바꿨다. 상임위에서 이견이 첨예한 법안이 있으면 여야 동수로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최장 90일까지 심의할 수 있는데 민주당 출신의 양 의원이 야당 몫으로 분류돼 안건조정위가 사실상 무력화된다. 검수완박 법안이 본회의에 올라가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4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검찰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
권상대 대검 정책기획과장이 김 총장의 재가를 받아 "검수완박 추진 관련 상황과 문제의식을 공유하고자 한다"며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린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형사사법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드는 법안도 다수당이 마음 먹으면 한 달 안에 통과될 수 있는 거친 현실"이라고 위기의식을 공유했다.
한 검찰 간부는 "검사들 사이에선 문재인 정부 내내 회사(검찰)가 언제 문닫을지 모른다는 자조가 끊이지 않았다"며 "지난해 민주당의 검수완박 시도를 윤석열 당시 총장이 사퇴하며 막은 만큼 이번에도 수뇌부가 직을 걸고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민주당이 지난 1년간 검수완박을 외치는 동안 검찰 수뇌부가 손놓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며 총장 등 수뇌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김 총장이 고검장 회의를 열고 검수완박에 우려를 표하며 "검찰 수사의 공정성·중립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도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는 내부 반발까지 나왔다.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지난 수년간 소위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하셔서 현재의 개판인 상황을 초래하신 장본인들"이라고 김 총장과 이성윤 서울고검장 등을 직격했다. 일제시대 조선인이 '나카무라'로 창씨개명을 했다가 해방 이후 미군정 시대에 '스미스'로 이름을 바꾼다는 이야기를 인용하며 "과거 창씨개명 시절 행적에 대한 진솔한 반성과 사과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현 검찰 지휘부를 겨냥했다.
검찰 내부의 격앙된 목소리는 향후 검찰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직을 존폐 기로에 서게 했다는 책임론이 거세질 경우 김 총장의 직 유지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한편 민주당은 법안 처리에 대한 당론을 결정할 12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검찰의 기득권 사수 몸부림이 선을 넘고 있다"며 "검찰은 대한민국 검찰 70년의 역사가 왜 '검찰공화국' '정치검사'로 점철됐는지 돌아보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3선 의원인 박범계 장관은 검찰의 반발에 대해 11일 공식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