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피해 '국민 몫'…국회 특위서 개선안 마련해 달라"(종합)
검사장 회의서 '반대' 의견일치…집단반발로 비치는 것 경계
"김오수, 국회 찾아 설득 나설수도"…親정부 지검장들도 동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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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김동규 기자 = 검찰이 수사권이 박탈되면 사법정의와 인권보장을 책무로 하는 검찰의 존재의의가 사라진다며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국회에서 특위를 구성해 '검수완박' 등 형사사법제도 전반을 논의해야 달라고 요청했다. 검수완박의 피해가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적극 알려 여론전을 펼치는 동시에 국회로 '공'을 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오수 검찰총장 주재로 11일 열린 전국검사장회의에서 검찰 수뇌부는 '검수완박' 반대에 의견이 일치했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 등 친정부 성향 지검장들도 동참했다.
◇ '7시간' 마라톤회의, 검수완박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전국 지검장 18명과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 예세민 대검 기조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 시작해 오후 5시쯤 끝난 이날 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에 대한 우려와 반대 의견이 봇물을 이뤘다.
전국 지검장들은 회의가 끝난 뒤 대검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않고 충분한 논의나 구체적 대안도 없이 검찰의 수사 기능을 폐지하는 법안이 추진된다면 그로 인한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반대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검장들은 "검찰 수사는 실체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사건관계인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필수 절차"라며 "검찰의 수사 기능을 전면 폐지하게 되면 사건관계인의 진술을 직접 청취할 수 없는 등 사법정의와 인권보장을 책무로 하는 검찰의 존재 의의가 사라지게 된다"고 반발했다.
이어 "지검장들은 국민을 위해 국회에서 가칭 '형사사법제도개선특위'를 구성하여 검찰 수사 기능뿐만 아니라 형사사법제도를 둘러싼 제반 쟁점에 대하여 각계 전문가와 국민들의 폭넓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논의를 거쳐 형사사법제도의 합리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강조했다.
지검장들은 "검찰 스스로도 겸허한 자세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오수 검찰총장은 검사장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검수완박 추진에 대해 "만약 검찰 수사기능이 폐지된다면 검찰총장인 저로서는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어 "저와 대검은 여러분의 뜻을 모아 사력을 다해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제도를 지키겠다"고 검수완박 저지 총력전을 선언했다.
◇ 검찰총장·지검장도 '총사퇴' 가능성… 집단반발 아닌 국민 피해 때문
김후곤 대구지검장은 회의 뒤 브리핑을 통해 "오늘 총장님께서 큰 결심을 하신 것이고, 저희 대부분의 검사장들은 직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 공통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법안은 검찰제도 자체를 폐지한다는 법안"이라며 "수사권이 없는데 어떻게 공정성과 중립성을 논할 것이냐, 그 단계가 아니다. 그게 검사장들의 주된 생각이었다"고 격앙된 분위기를 전했다.
지검장 총사퇴 결의 등 논의 여부에 대해선 "그런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보다는 지금은 이 법안이 잘못되면 국민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는 점을 적극 알리는게 중요하다"며 "할 일을 하고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면 좋은 것이라는 정도의 논의가 있었다"고 말을 아꼈다.
김 총장 사퇴요구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모두발언에서 직을 건다고 하셨는데 또 사퇴하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이 검찰의 잇단 반대입장 표명에 불쾌감을 표한 데 대해선 "집단반발로 보여지는 것은 정말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국회 입법권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당한 의견개진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사장들과 검사들은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게 민주주의 아니겠느냐"며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의견 충돌은 없었다. 검사장들이 공통적으로 (검수완박 입법은)공통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전원일치한 결론"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법무부와 엇박자를 내는데 대해선 "검찰국에서도 입장을 표명한만큼 대검 기조부장과도 다양한 소통과정을 통해 장관에게도 우리의 뜻을 정중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당선인에게 의견전달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예세민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김 총장이 국회를 직접 찾아 검수완박 재고 및 국회 특위 구성 등을 요청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보면 된다"며 "의원님들과 국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니, 적극 설명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대검찰청이 발표한 공식입장문은 회의에 참석한 전국 지검장 18명의 논의내용을 토대로 합의를 거쳐 나왔다.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돼온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 이종근 서울서부지검장, 신성식 수원지검장 등도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박범계 법무장관의 고교 후배로서 한동훈 검사장의 '채널A 사건' 무혐의 처분을 고의 지연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이정수 중앙지검장도 뜻을 함께했다. 이 지검장은 전날 중앙지검 차장·부장검사 전원의 검수완박 반대 입장에 공감하며 동일한 의견을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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