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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를 닦아 뿌링클을 사다’의 저자 이용규 작가(사진·25)가 미디어 및 기성세대에 당부하는 말이다. 평일은 중·고등학생 과외를 하고 주말에는 일용직 노동자로 여러 가게를 전전했던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작가는 지난 2월 책을 출판하며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Z세대의 실제 모습,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와 괴리감 커
이 작가는 전형적인 대한민국 20대 중산층이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이 없고 과외를 통해 생활비를 충당한 전형적인 흙수저다. 과외만으로는 교통비·통신비·식비·보험료 등을 내기에 충분치 않아 주말마다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하며 부족한 금액을 채웠다. 지금껏 가르쳐온 학생 수가 70여명에 달하고 일용직 노동자로 일한 기간은 3년이 넘는다.
겉보기엔 흔한 20대 남성 중 하나인 이 작가는 남들보다 뛰어난 ‘사회적 더듬이’를 갖고 있다. 자신이 유독 힘들게 산 것도 아닌데 기성세대들로부터 안타까운 시선을 받자 Z세대에 대한 오해가 있음을 깨달았다. 책을 집필해 Z세대의 실상을 보여주고 이들 세대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돈이 부족해 일용직으로 일한 것뿐인데 현장에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이 어린 나이에 왜 이런 일을 하느냐”였다며 “미디어가 Z세대를 다룰 때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즐기거나 명품을 사기 위해 오픈런(개점시간 전부터 대기하다가 매장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모습) 하는 모습을 강조하다 보니 우리에 대한 이미지가 현실과 다른 모습으로 구축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작가는 “최근 젊은 세대들을 이해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한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 세대의 실제 모습을 알아야 한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책을 출간하기로 결정했다. 흔한 20대 중산층의 이야기인 만큼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고충을 겪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Z세대의 어두운 이면을 반영하기 위해 ‘Z세대의 페르소나’를 자처한 것이다. 페르소나는 가면이라는 뜻으로 타인에게 파악되는 자아를 의미한다.
이 작가는 평소 개인적 고민이나 콤플렉스 등의 내용을 담아 웹진(인터넷 잡지)에 4년 동안 연재했던 글을 갈무리하기 시작했다. 한 잡지사로부터 원고 요청을 받아 작성한 세대론 관련 글도 손봤다. 이 작가는 “Z세대가 갖고 있는 문제점들이 외면되지 않도록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것에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며 “수 백 장에 달하는 원고들을 대폭 수정했다”고 말했다.
원고 수정을 끝낸 이 작가는 출판사와 만난 자리에서 “Z세대 관한 이야기는 Z세대가 제일 잘 알지 않겠느냐”며 출판사들을 설득했고 이중 출판사 좁쌀한알은 “지금껏 20대 남성의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소개된 적은 없었다”며 이 작가의 책을 출판키로 했다. 그 책 이름이 ‘뚝배기를 닦아 뿌링클을 사다’다.
우울한 이야기에 공감하는 Z세대… “있는 그대로의 모습 봐달라”
이 작가는 Z세대의 궁핍은 겉모습이 아닌 시간 계획표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그는 “옷을 기워 입고 양말에 구멍이 난 20대는 존재하지 않다”면서도 “아침을 거르고 학교 수업을 들은 뒤 아르바이트를 하고 늦게 귀가해 스펙 쌓기에 열중하는 모습은 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간을 팔아 돈을 번다고 자조하지만 둘 다 없는 것이 Z세대들의 민낯”이라며 “여유가 없고 세상에 맺힌 것이 많으며 상실감과 박탈감에 빠진 모습이 미디어가 다루지 않는 Z세대의 현실”이라고 힘줘 말했다.
책에 적은 이 작가의 경험은 Z세대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일으켰다. 이 작가는 “사연 없는 집은 없다”며 “모두 숨기고 살뿐 Z세대 모두 각자의 고충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개인적인 내용이 가장 보편적이라는 말이 있듯 많은 독자들이 저의 이야기에 공감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Z세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봐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 세대의 애환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미다. 그는 “Z세대를 완벽히 이해하고 공감하지 않아도 되니 최소한 오해는 하지 말아 달라”며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어 영화·연극 같은 문화콘텐츠를 즐기지 못하는 Z세대도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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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김동욱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