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사실일까 음해일까… 메디톡스-휴젤 소송전
②허가취소에 주가 추락한 메디톡스
③"최악은 피하자"… 차세대 톡신 개발 통할까

보툴리눔 톡신 제제 균주 출처를 두고 휴젤과 메디톡스의 소송이 본격화됐다./그래픽=김은옥 기자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균주 출처를 둘러싼 휴젤과 메디톡스의 진실공방이 본격화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메디톡스 측이 휴젤을 상대로 제기한 톡신 균주 출처를 조사하면서다. 메디톡스는 휴젤이 자사의 균주를 도용했다고 주장한 반면 휴젤은 메티톡스의 이 같은 주장은 거짓이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지난 3일 휴젤의 톡신 균주 도용 여부 조사를 시작한 ITC는 휴젤, 휴젤아메리카, 크로마파마 등 세 기업을 조사 대상에 올려놨다. 메티톡스와 휴젤 양측의 주장을 살피면서 잘잘못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3월30일 ITC에 관련 소장을 제출했다. 소장에서 메디톡스는 휴젤이 톡신 균주와 제조공정 등 자사의 영업비밀을 도용해 개발·생산했으며 해당 의약품을 미국에 수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명령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휴젤이 자사의 톡신 균주를 도용해 사업하고 있는 만큼 미국 수출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ITC는 영업비밀이나 지적재산권 침해 등 미국 수입 제품에 대해 불공정 경쟁 행위를 조사하고 판결해 제재한다. ITC 소송 기간은 약 1년 6개월로 비교적 짧은 편에 속한다. 이 때문에 기업 간 분쟁 해결 창구로 이용된다. ITC에서 침해가 인정될 경우 미국 수출길이 막히는 강력한 제재도 가능하다.

휴젤은 GS를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이한 지 일주일이 채 되기 전에 ITC 조사라는 악재를 맞았다. 휴젤의 보툴렉스는 미국에서 올해 상반기 허가를 받아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제동이 걸렸다.


"탈취했다" vs "허위주장"

ITC 조사 개시에 따라 메디톡스와 휴젤의 신경전은 격화됐다. 두 회사 모두 주력사업이 톡신인 만큼 사활을 건 소송전은 뜨거울 전망이다.

양사는 조사 시작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메티톡스는 "ITC의 조사 착수 결정으로 휴젤의 불법행위가 낱낱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고 휴젤은 "이번 ITC 조사 개시 결정은 조사 요청에 따라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절차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소송과 관련해 메디톡스는 지적재산권 보호뿐 아니라 악의적인 기술 탈취 행위를 바로 잡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휴젤은 제품의 품질로 선의의 경쟁을 하지 않고 거짓 주장과 편법, 비정상적인 경영 등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메디톡스의 허위 주장이 밝혀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톡스는 소송 대리인으로 로펌 퀸 엠마뉴엘 어콰트&설리번을 선임했고 소송비용은 미국 투자전문회사에서 부담키로 했다. 휴젤도 최근 소송 대리인을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ITC 조사 개시에 따라 메디톡스와 휴젤의 신경전은 격화됐다. 두 회사 모두 주력사업이 톡신인 만큼 사활을 건 소송전은 뜨거울 전망이다. 사진은 휴젤 거두공장 모습. /사진=휴젤



두번째 ITC 소송… 메디톡스 노림수는

메디톡스의 ITC 소송은 이번이 두번째다. 메디톡스는 2019년 대웅제약의 나보타 균주 도용 문제를 ITC에 제소했다. 조사에 착수한 ITC는 2020년 7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보고 나보타의 수입 금지 건을 ITC위원회에 상정했다. ITC는 대웅제약의 나보타를 21개월 동안 미국 수입을 금지하는 최종 명령을 내렸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ITC 판결에 대해 해석을 달리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메디톡스가 사실상 승소한 것으로 입을 모았다. 메디톡스가 지난해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와 합의하면서 막대한 금전을 챙기면서다.

당시 합의금은 3100만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이외에 메디톡스는 향후 10년간 나보타의 판매 로열티(매출의 10%대)를 보장받았고 에볼루스의 지분 10%를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메디톡스는 지난해 435억원의 영업이익과 1075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메디톡스의 이번 휴젤 소송전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고 있다. 선례처럼 메디톡스가 휴젤과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다만 ITC 소송 결과까진 1년여 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누가 승소할지는 예단할 수 없다.

소송의 쟁점은 톡신 균주의 출처로 모아진다. 휴젤은 균주 출처와 관련해 폐기 처분하는 음식물을 수거해 부패시켜 얻어낸 균주라고 설명해왔다. 메디톡스의 도용 주장을 무마시키려면 자사의 제품이 다르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소송에선 균주 기원에 대한 염기서열 분석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 관계자는 "아직 밝힐 수 있는 정보가 제한돼 있다"며 "재판 진행 경과에 따라 세부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휴젤 관계자도 "ITC의 자료 제출 요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