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진단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급성장한 가운데 향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25일 오전 광주 북구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소에서 보건소 의료진이 자가진단키트 결과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연매출 3조' 코로나로 대박 친 진단키트 빅2
②에스디바이오센서·씨젠, 넘쳐나는 현금… 어디에 쓰지
③'블루오션' 코로나 잔치 끝?… 150조 무한경쟁에 뛰어드는 진단업체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속에서 고공행진을 기록한 진단키트 업체들이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다가가고 있는 만큼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은 고공행진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이 2021년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 규모는 2020년 859억1000만달러(약 108조원)에서 2025년 1188억9000만달러(150조원)로 연평균 6.5% 성장할 전망이다.

체외진단은 인체에서 유래한 혈액, 소변, 조직과 같은 샘플을 이용해 몸 밖에서 질병이나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기술이다. 관련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빠르게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4월 퇴행성 뇌질환 체외진단키트 개발 기업인 파미르테라퓨틱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대웅제약은 지난달 임상유전체 분석 기술기업 디시젠과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 유방암 예후 예측 다유전자 검사 키트 글로벌 사업 진출 협약을 맺었다.


국내 진단키트 대표업체인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도 코로나19를 넘어 체외진단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최근 말라리아·C형간염바이러스(HCV)·인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 6개 질병 진단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고 씨젠도 자궁경부암, 성매개감염증 등 비코로나(Non-COVID) 제품의 비중을 늘리는 모습이다.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 규모 추이./그래픽=김영찬 기자


"미리 예측하자"… 유전자 진단시장 급성장

현재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장은 유전자를 활용한 분자진단 시장이다. 분자진단은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분자 수준의 변화를 수치나 영상을 통해 검출해 내는 진단기법이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법이 대표적이다.

분자진단 시장은 체외진단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 시장은 2020년 229억4000만달러에서 연평균 5.8% 증가해 2025년 304억2000만달러로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분자진단 대표기업으로는 씨젠, 마크로젠, 클리노믹스 등이 있다. 클리노믹스는 체질량, 탈모 등 11개 항목을 유전자 수준에서 검사하는 'Geno-P', 4400여종의 희귀 유전질환 관련 5만여개 돌연변이를 검사하는 'Geno-screen' 등 분자진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마크로젠은 전세계 153개국 1만8000여 고객을 보유한 정밀의학 생명공학 기업으로 유전자 및 유전체 분석 기업이다. ▲정부기관, 대학교, 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 서비스 분야 ▲환자 및 의료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진단·치료 분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퍼스널 헬스케어 분야 ▲반려동물 헬스케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도 소비자대상 직접시행(DTC) 유전자 검사기관 인증제 도입을 검토하는 등 유전자 검사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DTC는 의료기관이 아닌 유전자검사기관이 검체수집, 검사, 결과분석 및 전달 등을 직접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2016년 6월부터 법적으로 DTC가 허용됐고 2019년에는 57개 항목이 추가됐다. 이후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연구를 통해 질병 및 웰니스 등 총 70개로 DTC 유전자 검사 항목이 확대됐다.
프로테옴텍 동물용 알레르기 진단제품 '애니티아 Canine IgE'./사진=프로테옴텍


반려인구 1500만명 시대… 동물 진단시장도 관심

유전자 분자진단과 함께 반려동물 질병 진단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한국연구개발특구재단이 2021년 4월 발표한 '반려동물 진단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반려동물 진단시장은 2020년 18억4920만달러에서 연평균 9.8%씩 증가해 2025년 29억5230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진단기업들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클리노믹스는 지난 3일 신사업으로 애완동물 관련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자회사인 미국법인에서 먼저 선보였다. DTC 제품으로 130여종에 달하는 개 품종에서 237개의 유전적 요인을 분석해 혈통 특성과 건강상태 및 예상 체중, 훈련과 양육 등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코스닥에 입성한 분자진단 플랫폼 기업 진시스템은 동물 질병 진단 사업에 새로 진출했다. 반려견 바베시아 진단키트를 상용화에 성공해 지난해 7월 판매를 시작했고 반려견 진드기 4종, 반려견 피부병 4종, 고양이 호흡기 5종 등 13종의 진단키트를 개발해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임상 및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반려견 뇌염과 호흡기 질환, 반려묘 복막염 관련 진단기술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프로테옴텍은 지난달 27일 반려견 알레르기 체외 진단키트 미국 판매를 시작했다. 이번에 미국시장에 수출하는 '애니티아 Canine IgE'는 소량의 혈액만으로도 총 125종의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동시에 검사 및 진단할 수 있는 반려견 알레르기 다중진단제품으로, 동물용으로 개발·허가된 국내 최초의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