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전문가들과 만나 부동산 문제를 위해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장동규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이 최근 부동산 시장 동향과 관련해 향후 금리 인상에 따른 20·30세대의 대출 이자 부담과 전·월세 문제, 공급 축소 우려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정부에 조언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지난해만 해도 급격한 변동성을 겪었던 부동산 시장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여부에 따라 주택 매매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박천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 소장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작년 말보다 1.5%포인트 상승했는데, 이 정도 금리면 주택 수요를 감소시키는 임계치에 근접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세기 한국부동산원 부동산분석처장 역시 "오는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범위 확대로 인해 주택 매매 수요가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실장은 "기준금리 인상이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선 집값 고점 인식이 강하며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가 연초부터 DSR이 강화되면서 주택 추가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함 실장은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금리 인상으로 인한 거래 적체 현상이 시장 안정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보이지만, 시장 불안 요인이 모두 꺾였다고 보기에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 같은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조합·시행사·건설사 간 시공단가에 대한 이견이 높아지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리고, 상대적으로 공급이 많이 줄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시장에 공급이 부족하고 계획된 공급조차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에 신중한 부동산 정책 변경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참석자들은 주택 공급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택 거래에서 차지하는 2030 세대 비중이 높아졌다"면서 "2030 세대를 다독일 수 있는 저가의 공급을 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수요자 설득을 위한 공급량 확대 방침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2030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부담은 이들 계층을 중심으로 가계 부채 부실화 위험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일반적으론 30대 이하가 주택 구매의 30% 정도를 차지했는데 작년에는 40%를 차지했다"며 "2030세대가 영끌을 하면서 신용대출을 했다는 뜻이고, 이들이 (금리 인상에 따라) 고정이하여신(NPL)이 될 가능성도 존재하기에 이에 대한 금융 정책을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전·월세 불안 문제는 매매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어도 지속된다는 전망이다. 특히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임대차3법)에 따른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된 전세가 오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세를 따라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임차인들이 전세금 급등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박천규 소장은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 윈윈 구조를 만들어 수급 불안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임대인이 전·월세 주택 공급자로서 적절한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 세금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상생임대인제도를 개편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임대차3법의 개선을 요구하면서도 완전한 폐기나 급격한 변경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이들은 서민 주거 안정 측면에서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