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중소조선소들이 방위사업청의 과도한 입찰행정기준이 입찰 참여의 장벽이 된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 목포의 한 조선소'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홍기철기자


"적격심사에서 1~2점이 입찰 당락을 좌우하는데, 조달청보다 월등히 높은 방위청의 실적평가는 중소조선소의 입찰 기회마저 가로막고 있다."


전남지역 중소조선소들이 방위사업청의 과도한 입찰행정기준이 입찰 참여의 장벽이 된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22일 방위사업청과 지역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2020년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전투근무 지원정 수상함(예인정) 건조사업과 관련 계약업체가 파산한 가운데 이달 말이나 내달 초 동일 사업과 관련 재입찰이 공고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차도선 및 중소형 관공선을 건조하는 목포 A조선소 등 6개 중소조선업체는 최근 방위사업청에 탄원서를 제출해 "재입찰이 기존자격 조건과 동일하게 진행될 경우 실력 있고 열정 있는 기업의 참여가 매우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실적평가, 조달청 '5점' VS 방사청 '15점'… '과도한 실적' 입찰 문턱 높아 기회 박탈


특히 이들은 국방전자조달시스템과 조달청의 입찰행정을 비교하며 과도한 입찰 제한은 중소조선소의 성장을 가로막는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조달청의 물품구매 적격심사 기준을 살펴보면 '10억원 이상 제조자로 한정하는 물품제고 입찰의 경우 납품실적 심사시 '계약목적물과 동등 이상 물품, 계약목적물과 유사물품'의 납품이행 능력을 갖추면 5점의 배점을 받도록 하고 있다.


입찰가격 55점, 경영상태 30점, 기술능력 10점 순으로 납품실적이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일부분인 것을 알 수 있다.

또 소기업 또는 소상공인에는 최근 7년 이내 납품실적을 적용한 반면 중소기업 또는 대기업에는 최근 5년 이내의 납품실적을 반영해 평가하고 있다. 대기업보다 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입찰 참여의 문을 완화해 놓았다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방위사업청의 예인정 적격심사 기준을 보면 함정 건조실적과 상선 건조실적 중 높은 실적으로 세부 배점을 주는데 이행실적이 무려 15점이다. 납품실적이 조달청보다 10점이 높다.

지원정 적격심사 기준을 세분해서 살펴보면 함정 건조이행 능력 70점 중 이행실적 15점과 기술능력 21점, 경영상태 20점, 생산관리계획의 적절성 12점, 생산능력 2점 순이다. 나머지는 입찰가격이 30점을 차지하는 구조다.

이처럼 실적분야의 경우 조달청은 기본 가점에 100%이상의 실적이 아니더라도 비율을 적용해 점수를 부여하는 반면 방위청의 예인 지원정 적격심사의 경우 동등이상만 적용 실적 배점을 높게 설정했다는 것이 지역조선업계의 항변이다.

이는 실적부분에서 점수를 못 받은 기업의 경우 '-15점'으로 적격통과 점수인 88점을 채우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이렇다보니 몇 곳의 업체가 돌아가며 수주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조선업계 관계자는 귀띔했다.

◆지역 중소조선업계 "많은 업체 참여토록 문제점 개선해 달라"..방위청 "함정 취급, 엄격한 관리 필요"

A업체 관계자는"실적인정 기간을 조달청의 경우 7년으로 적용하지만 전투근무지원정 적격은 함정을 기준으로 연수별 적용해 함정 실적이 없는 대부분의 조선소들의 실적은 상선 3년으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이런 조건들은 중소조선들의 진입을 어렵게 한다. 수주를 한 업체가 그 실적을 바탕으로 또 수주를 하게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고 볼멘소리를 토해냈다.

이어 그는 "경영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이는 전국의 모든 중소 조선소의 발전과 기회를 방해하는 문제"라며 "한시라도 빨리 이 같은 문제점들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이는 국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방위청도 예인정 건조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함정이라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방위청 관계자는 <머니S>와 통화에서 "함정이다 보니까 아무 업체에 맡겨 건조하게 할 수 없어 어느 정도 검증됐거나 능력이 확인된 업체로 제한해 일반 해경함정보다 엄격하게 관리가 필요해서 기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 '예인정도 기술을 요하는 것이냐'는 본보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그런 정도는 아닐 텐데... 일반 상선이 아니라 방위사업청에서 계약하는 물품이다 보니 함정으로 취급해서 진행하는 것으로...(예인정은 기술을 요한 것은 아니지요?) 특별한 기술을 요한 것 같지는 않네요"라고 밝혔다.

한편 방위청은 조만간 적격심사 기준 등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검토를 통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