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조합에 사업비 대출 대위변제 후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사진=뉴스1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3개월 이상 중단된 가운데 다음달 만기가 도래하는 7000억원대 사업비 대출 상환 문제를 놓고 조합 파산이라는 최악의 사태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조합에 사업비 대출 대위변제 후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지만,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한 조합 정상화위원회(이하 '정상위')를 중심으로 시공단, 상가재건축위원회 등과 만나 공사 재개를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 공사비 증액 문제뿐 아니라 조합 내부 갈등의 다른 원인이 된 상가 조합원도 협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둔촌주공 조합은 지난 26일 조합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전날 오후 강동구청 주관으로 정상위, 시공단, 상가 자산관리회사(PM) 대표 등을 만나 공사 재개를 위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조합 측 박석규 조합장 직무대행 포함 이사 3명은 정상위 측 대표 3명과 면담을 진행했다.


조합에 따르면 정상위는 서울시의 협의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상가 대표단체, PM사와의 계약 복구를 요구했다. 빠른 공사 재개를 위해 조합 이사진의 사임서 제출도 요구했다. 시공단은 조합 내부 문제를 완료한 후에 공사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10일 총회에서 이뤄진 상가 대표단체 취소 의결에 대해 상가위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고 받아들여질 경우 다시 공사가 중단될 수 있다고 시공단은 보고 있다. 상가 PM사 측은 대표단체 교체와 계약 해지 취소를 진행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둔촌주공 조합이 사업비 대출 연장에 실패하면 조합원 1명당 상환해야 하는 대출금은 1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시공단이 조합을 상대로 7000억원 구상권을 청구해 둔촌주공 전체가 경매로 넘어갈 경우엔 조합원들은 현금청산을 받고 사업권을 빼앗기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NH농협은행 등 20개 이상 금융회사로 구성된 대주단이 1차로 대출 연장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했지만 실제 만기가 한 달가량 남은 상황이어서 대출 상환의 가능성이 낮은 것은 아니다"면서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대주단도 쉽게 결정할 수 없고 대출 연장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최고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일반분양 물량이 4786가구에 달해 서울 최대 정비사업으로 손꼽힌다. 조합과 시공단 간 공사비 증액 계약을 두고 갈등이 발생해 지난 4월 15일 공사가 중단됐다. 현재 공정률은 5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