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되는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 측이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의 기소를 두고 "정략적 수사이자 기소"라면서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는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의 모습. /사진=뉴스1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 측이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의 기소한 혐의에 대해 부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29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손 부장의 2회 공판 준비기일을 심리했다. 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지난 준비기일과 마찬가지로 손 부장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손 부장은 지난 2020년 4월 총선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재직하며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였던 김웅 의원(국민의힘·서울 송파구갑)과 공모해 4·15 총선에 영향을 끼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최강욱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과 황희석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범민주당 인사를 상대로 한 고발장을 김 의원에게 전송해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고자 한 의혹이다.


이날 공수처는 재판부에 "계속해서 피고인의 휴대전화, 태블릿PC의 비밀번호 제공 협조요청을 드린 바 있다"며 "구속 전 피의자신문 단계에서도 피고인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손 부장 측은 "이미 재판 단계로 넘어온 상황에서 협조할 필요가 없다"며 "저희는 밝힐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손 부장 측은 이날 김 의원에게 고발장 등 자료를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고발장을 전달했더라도 총선 전에 고발장이 접수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수이며 공직선거법상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도 밝혔다.


이에 공수처 측은 "공무원이 자신의 지위를 활용해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는 미수가 아니며 범죄 요건이 된다"면서 "선거에 영향을 따지는 건 사후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준비기일에는 공소사실·증거능력에 대한 입장과 증인신문의 순서를 두고 양측에서 공방이 오갔다. 손 부장 측은 이날 '압수수색 준항고가 기각될 당시 이메일, 메신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적법하다는 취지의 판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공수처 파견 경찰관의 압수수색 참여는 법적 근거가 없어 위법하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공수처 측은 변호인단이 손 부장 측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공수처 측은 "공수처의 직무특수성 상 다른 행정기관으로부터 파견을 받는 것이 가능하고 '행정기관'의 범주에 다른 수사기관이 배제된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했다.

신문할 증인 순서를 두고서 공수처 측은 고발장의 피고발인인 최 의원을 소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부장 측은 "의견 위주로 신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메시지 전송 사실 등 객관적 사실관계를 증언할 IT 전문가 등을 먼저 신문하자는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다음달 26일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진행해 양측 의견을 정리하고 증인신문 순서를 확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