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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전 세계 각국 중앙은행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여 물가 상승을 완화하기 위함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데 이어 이번 달에도 비슷한 수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사상 처음 단행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후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향 조정하며 인플레이션 억제에 나섰다.
FED "고금리 유지"… 3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6월 9.1%를 기록했다.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것이다. 미국의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이보다 살짝 낮은 8.5%로 집계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치다.
특히 밥상 물가가 크게 올랐다. 지난 7월 기준 미국의 계란과 시리얼 가격은 한 달 동안 각각 38%와 16%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도 44.6% 올랐다.
FED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인 매파로 꼽히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26일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금리 관련)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고금리 유지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른 FED 관계자들도 파월 의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들은 'FED가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4%로 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FED 총재는 지난달 31일 "내년 초 미국 기준금리는 4%를 넘어야 한다"며 "상당 기간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FED 총재도 지난달 "올해 기준금리는 3%보다 높아야 한다. 내년에는 이보다 더 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역사적으로 금리인상 후 유지하는 전략이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부의장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 같다"며 "금리를 갑작스럽게 낮추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누리엘 루비니 미 뉴욕대 경제학 교수의 최근 인터뷰는 이들의 시각을 대변한다. 루비니 교수는 지난달 15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FED의 기준금리는 4%를 넘을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4.5~5%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어 "금리가 3.8% 수준으로 올라도 인플레이션은 8%대에 머물 것"이라며 "FED가 내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이는 실현 가능성 없다"고 잘라 말했다.
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 6월 점도표에 따르면 기준금리는 올해 말 3.375%, 내년 말 3.8% 수준이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영국도 동참한 '빅스텝'
영국의 상황도 비슷하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1% 상승했다. 영국에서 소비자 물가가 두 자릿수로 치솟은 것은 지난 1982년 2월(10.4%) 이후 40년 만이다. 영국 중앙은행(BOE)이 전망한 연말 물가상승률은 13.3%에 달하는 등 영국의 각종 경제지표는 최악을 가리키고 있다.
같은 기간 영국의 밥상 물가도 급등했다. 우유와 버터의 가격은 각각 34%와 27.1% 상승했으며 올리브 오일 가격은 23.6% 올랐다. 치즈와 요구르트 가격은 각각 17.9%와 14.2% 올랐다. 에너지 가격도 급등했다. 가스와 전기 가격은 각각 95%와 54% 올랐다.
BOE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섰다. BOE는 지난달 4일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영국의 기준금리는 13년 만에 최고치(1.75%)를 기록했다. BOE의 이날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1995년 이후 가장 큰 일회성 인상이다.
캐나다 "울트라스텝… 인플레 심각"
캐나다도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고 있다.
캐나다의 지난 5월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7.7% 올랐다. 이 같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 1983년(8.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7월 캐나다 석유 가격은 지난해 7월 대비 35.6% 올랐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캐나다도 기준금리를 대폭 올렸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지난 7월13일 기준금리를 1.5%에서 2.5%로 무려 1%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스텝을 밟았다. 이는 지난 1998년 이후 가장 큰 일회성 인상이다.
BOC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심각하다. 앞으로 더 많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며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지르며 물가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트라스텝 이후에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BOC는 금리를 추가 인상했다. BOC는 지난 7일 금융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25%로 0.75%포인트 올렸다. BOC는 올해 초만 해도 저금리( 0.25%)를 유지했으나 다섯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해 3%대(3.25%)로 끌어올렸다.
'살인적 인플레' 튀르키예 "금리 인하 마이웨이"
튀르키예의 인플레이션 상황은 한국과 미국, 영국, 캐나다보다 심각하다.
튀르키예 통계청은 지난 5일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80.21% 올라 전월보다 0.6% 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튀르키예의 교통비와 음료는 지난해 동월 대비 각각 123.4%와 94% 치솟았다.
살인적 인플레이션에도 튀르키예는 기준금리 인상을 거부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그릇된 믿음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연일 '생산과 수출 증대를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중앙은행 총재를 해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채워진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하가 리라화 표시 자산 가치를 하락시키고 외국인 자금 유출을 촉진한다는 지적에도 지난달 금리를 13%로 인하했다. 앞선 금리는 1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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