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가 이별을 선언해 계획적으로 해당 여성을 살해한 김병찬이 23일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5년 많은 징역 40년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경찰이 감호된 김병찬을 송치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전 여자친구 보복살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던 김병찬이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23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병찬의 항소심에서 1심 35년형을 부과한 것에 5년을 더해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15년 동안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유지했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결심공판에서 "치밀한 계획 하에 (피해자를) 잔혹하게 보복살해했다"며 1심과 같이 김병찬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한 바 있다.

김병찬은 지난해 11월19일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경찰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당시 A씨는 착용하고 있던 스마트워치로 긴급구조 요청을 보냈으나 경찰은 12분 뒤에 도착했다. 얼굴 등을 심하게 다친 상태로 발견된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김병찬은 다음날 대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병찬은 A씨를 스토킹하며 상해를 입히고 감금하거나 차량 등 주거지에 침입한 혐의, 접근금지 조치를 어기고 연락했다. A씨가 이같은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찬은 경찰 조사 단계에서도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휴대전화 등 디지털포렌식 결과 범행 방법과 도구 등을 검색한 사실이 파악됐다. 경찰은 김병찬이 범죄를 계획했다고 판단해 보복살인 등 혐의를 적용했다. 보복살인은 단순 살인보다 형량이 높다.

지난 6월 1심은 김병찬이 흉기와 살해 방법을 미리 조사·준비했다며 계획적인 보복 살인이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김병찬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5년도 함께 명령했다.


이날 재판부는 '보복 목적이 아니었다'는 김병찬의 주장에 대해서 범행 이전부터 범행 방법과 도구 등을 검색한 사실을 근거로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전 연인이 결별을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괴롭혔고 공권력 개입 이후 구체적 살인 계획을 세우거나 피해자를 위협했다"며 "피해자 가족과 지인들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