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교육정책을 이끌어 갈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하기도 전부터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국가교육위원회 현판. /사진=뉴스1


중장기 교육정책을 이끌어 갈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위원 추천을 마무리 짓고 27일 출범한다. 그러나 국교위가 사회적 합의에 기반해 독립적으로 운영되기보다 교육부 정책 추진의 '면피용 기구'로 전락하거나 정파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김용일 한국교육정책연구원 이사장(한국해양대 교수)은 오는 30일 출간 예정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의 제도화 가능성 탐색 연구'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안으로 국교위가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교육부의 정책 추진을 정당화하거나 보조하는 자문기구에 그치는 '소극적 제도화'를 꼽았다.

김 이사장은 국교위 설치법(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여야 합의 없이 통과된 점도 소극적 제도화 가능성을 높이는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보수교육감(17명 중 8명)의 약진도 정부 여당에 힘을 싣는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이에 정파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난 25일 뉴스1은 국교위가 출범에 앞서 중립성 문제가 불거지며 난항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국교위 중립성 문제는 교육부가 지난 22일 국교위원 교원단체 지명 2명을 제외한 19명 명단을 발표하자마자 제기됐다. 국교위법은 전체 위원 수를 21명으로 규정해 ▲대통령 지명 5명 ▲국회 추천 9명 ▲교육부 차관 1명(당연직) ▲시·도교육감 협의체 대표 1명(당연직) ▲시·도지사 협의체 추천 1명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추천 1명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추천 1명 ▲교원단체 추천 2명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대통령·여당이 추천한 인사가 11명으로 과반이다. 국교위는 재적 위원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고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는데 대통령·여당이 추천한 인사들이 마음만 먹으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도 본인의 입맛에 맞게 처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곤 한국교원단체총연합 정책본부장은 뉴스1에 "추천 위원 명단은 교육적 통합이나 사회적인 숙의보다 진영 논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송경원 정의당 정책연구위원은 "국교위는 태생적으로 정부 여당 추천 위원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국교위원들이 교육 논리에 맞춰 판단하고 소통·대화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다른 결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국교위 위원장에 지명된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이 박근혜 정부 당시 한국사 국정교과서 편찬에 깊숙하게 관여한 점 등을 들어 위원장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교위의 중립성 문제는 올 연말 확정해야 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한국사 시안 논의부터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교육부가 공개한 시안에선 6·25 전쟁과 관련해 '남침' 표현이 빠졌고 6·25를 서술하는 부분은 '6·25 전쟁과 남북 분단의 고착화'라고만 기술됐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수립' 등 정권이 바뀔 때마다 논란이 된 사안들을 놓고도 여야가 추천한 위원들이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