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편집자주
전 정부에서 임명한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에 대한 사퇴 압박이 잇따르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직후 '알아서 물러날 것'을 암묵적으로 권고한 시기가 지나자 본격적인 '뽑아내기' 작업이 시작됐다. 버티던 기관장들은 본인뿐 아니라 기관 자체에 대한 압박 강도가 높아지면서 결국 알아서 사퇴하고 있다. 8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필두로 10월까지 한국도로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수장이 짐을 쌌다. 인천국제공항공사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전 정부의 흔적이 남은 자리들도 곧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정권 교체 후 공공기관장 변경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정권이 추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행한다'는 명분으로 이런 작업은 오랜 기간 관행이었다. 하지만 공공기관마다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정권과 상관없이 국민을 위한 정책의 연속성을 펼쳐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젠 바뀌어야 할 관행이란 지적이다. 전 정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이 철퇴를 맞은 것도 결국 이 같은 관행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신호다. 보은성 낙하산 인사를 줄이고 없애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사 게재 순서
(1)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장 3개월 새 3명 퇴출… "아직도 짐 안 쌌나?"
(2) 낙하산 내쫓은 자리 '다시 낙하산'으로
(3) 정책 지속성·전문성 없는 공공기관 '세금 도둑' 전락
정권 교체 때마다 발생하는 공공기관장 물갈이 인사와 낙하산 문제는 전문성·지속성이 결여된 미흡한 운영으로 경영 적자를 내고 결국엔 국민 혈세인 세금을 투입하게 된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낸 공기업은 전체 공기업의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김영선 의원(국민의힘·경남 창원의창)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실적이 있는 공공기관 340곳 가운데 161곳(47.4%)이 영업 손실을 냈다. 한국전력·강원랜드·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 14개 공기업은 영업 적자를 내고도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C등급' 이상을 받아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장의 지난해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8021만원인데 경영평가 C등급 이상을 받으면 7200만원가량의 성과급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논란도 여전하다. 한국전력은 올 상반기 약 14조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본부 직원들이 정년퇴직 회식에 409만원을 법인카드 결제해 비판을 받았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2016~2021년 약 2조7116억원의 적자를 내고도 임직원에게 3504억원의 성과급과 1154억원어치 복지포인트를 지급했다. 같은 기간 코레일 사장은 2억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지속되는 방만경영 논란에도 공공기관 수는 2007년 298곳에서 현재 350곳으로 늘었다. 총예산 규모는 761조원으로 정부 예산보다 30% 많다. 공공기간 부채는 2017년 493조원에서 지난해 583조원으로 증가했다. 새 정부 출범 때마다 공공기관 개혁이 주요 공약이었던 만큼 윤석열 정부 역시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고 밝혀, 실효성 있는 대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가 각각 5년, 3년 등으로 만료 시기가 맞지 않다 보니 정권마다 인사 교체가 지속됐는데 미국의 경우 4년, 2년씩 임기가 종료된다"면서 "공공기관장 임기를 대통령제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고 제언했다. 그는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정책을 수행할 공공기관장 자리가 낙하산인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공공기관과 장관의 전문성·지속성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김노향 기자
안녕하세요. 시대 김노향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