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마시스와 소액주주들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9일 경기도 군포시 휴마시스 군포공장에서 직원들이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생산하던 모습. /사진=뉴스1



체외진단기기 분야 코스닥 기업인 휴마시스가 슈퍼 개미들과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조짐이다. 휴마시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가검사키트 판매가 증가하면서 이익이 크게 늘었다. 소액주주들은 이를 미래 성장동력 확보, 주주친화정책 재원으로 사용할 것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사측이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가운데 소액주주 모임이 지분을 모아 집단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여 휴마시스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휴마시스 주주 구 모씨(48세)는 최근 휴마시스 경영 안정화를 위한 집단 행동을 예고했다. 그는 "본인과 생각을 같이하는 주주들과 연합해 회사경영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며 "기업경영 안정을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신규 임원의 선임과 함께 개정된 법에 맞게 정관을 개정하는 등의 행위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은 회사가 보유한 현금을 미래 먹거리 개발에 투자할 것과 주주친화정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판매하는 휴마시스는 팬데믹(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으로 이익이 급증했지만 이를 투자와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첫 해인 2020년 휴마시스 매출은 457억원으로 전년(92억원)보다 5배가량 증가했다. 2021년 매출은 직전 연도보다 7배 이상 늘어난 3218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엔 441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이미 전년 실적을 뛰어넘었다.


매출 증가로 휴마시스가 보유한 현금도 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내에 얼마나 많은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유보율은 지난 2019년 433%에서 ▲2020년 1324% ▲2021년 5804% ▲2022년 상반기 1만2139% 등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실적 고공행진을 보인 휴마시스가 경영권 분쟁 위기에 처한 이유는 지배주주의 낮은 지분율 때문이란 의견이다. 실제 최대주주인 차정학 휴마시스 대표의 지분율은 6.9%다.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을 모두 합쳐도 지분율은 7.58%에 그친다.


반면 구 모씨와 의결권 공동 행사 확약을 맺은 소액주주 4인이 보유한 지분은 5.45%에 달한다. 온라인에서 소액주주가 연합해 추가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상황에 따라 차 대표의 경영권이 박탈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돈다.

소액주주 5인이 밝힌 지분 보유목적은 단순 투자가 아닌 '경영권 참여'다.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은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휴마시스에 임시주총 안건과 관련해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을 포함하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하지만 휴마시스는 소액주주모임이 제안한 내용 중 임원 보수 한도 상향 건만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에 반발한 소액주주모임은 휴마시스가 상정한 안건 전부를 무효화시켰다. 휴마시스는 ▲사내 및 사외이사 선임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를 위한 이사 해임 요건 신설 ▲전자투표제 도입 등을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모두 부결됐다.

소액주주모임은 앞으로도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지분을 모으고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경영권 분쟁에 소요되는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후원금도 모집하고 있다.

소액주주모임은 지난 6일 임시주주총회 검사인 선임을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휴마시스는 공시를 통해 "법적인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2000년 6월 신속검사키트(Rapid Test) 전문회사로 창업한 휴마시스는 ▲바이러스 감염성 검사 ▲여성 호르몬 검사 ▲급성 심근경색증 검사 ▲암 검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속 검사 키트를 개발, 국내·외 시장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