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직원들의 퇴직금에서 자녀 학자금을 공제하고 지급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자녀 학자금 대출을 해준 경우 남은 퇴직금에서 이를 공제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14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한국전력공사 A씨 등 퇴직자들이 한전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등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지난 1998년까지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직원들의 자녀 학자금을 전액 무상지원했다. 이에 무상지원을 멈추라는 감사원의 지적이 제기되자 한전은 무이자로 학자금을 빌려주기로 제도를 수정했다. 한전 대신 별도 법인인 복지기금이 대출금 상환액을 지원했다.

바뀐 제도에도 감사원은 복지기금이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는 방식을 변경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전은 무이자 대출 방식을 유지했고 복지기금은 성적에 따라 장학금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지원범위나 지원액 등은 축소됐다.


한전은 지난 2014~2015년 사이 퇴직한 직원들에게 남은 상환금을 제외한 채 퇴직금을 지급했다. A씨를 비롯한 퇴직자들은 형식만 대출이었을 뿐 회사가 학자금을 전부 지원하기로 했다고 주장하며 한전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에 한전도 반소를 내 맞섰다.

대법원은 한전의 손을 들어줬다. 대부 계약이 이미 성립해 학자금을 빌린 퇴직자들이 돈을 갚을 의무가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A씨 등은 처분문서인 대부신청서나 차용증서를 작성·제출해 학자금을 대출받았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처분문서에 기재된 문언대로 학자금에 관한 소비대차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대부신청서나 차용증서에는 A씨 등이 퇴직할 때 미상환금 전액을 상환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이는 A씨 등이 학자금 전액의 상환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법원은 "대부신청서와 차용증서에는 복지기금의 지원에 관한 아무런 언급이 없고 한전이 A씨 등에게 학자금 대출금 중 복지기금이 지원하는 금액은 상환하지 않아도 좋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볼 만한 뚜렷한 사정이 없다"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