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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최근 개인의 주식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주주권 행사에 관한 인식이 높아졌다. 특히 바이오 기업에서 소액주주가 주주권 행사에 적극 나서며 회사와 맞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휴마시스, 헬릭스미스 등의 경우와 같이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를 추진할 정도로 소액주주가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바이오 기업 대부분은 신약개발 등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해 대주주나 설립자의 지분구조가 취약하다. 정당한 권리행사 이면에 소액주주 운동은 투자심리와 경영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바이오 기업에 퍼지는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①뭉치고 목소리 높이는 바이오 소액주주들
②소액주주들에 손 벌리는 바이오 기업들
③바이오 소액주주 운동, 양날의 검인가
소액주주들이 기업에 목소리를 내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바이오 기업에서 이 같은 소액주주의 단체행동이 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 개발자금 확보를 명분으로 유상증자 등의 방식으로 주주들의 투자를 받으면서도 바이오 기업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주주친화적 정책을 내놓지 않는 기업의 행보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슈퍼개미의 출현… 휴마시스의 경영권은?
소액주주가 똘똘 뭉쳐 직접 경영 참여를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휴마시스의 경우 소액주주모임은 지난 14일 법원으로부터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권을 받았다. 소액주주모임은 임시주총을 열고 경영역량을 보유한 새로운 임원을 이사회에 진입시킬 계획이다.소액주주모임과 뜻을 같이하는 슈퍼개미의 출현은 휴마시스 최대주주인 차정학 대표이사의 입지를 흔들리게 하기 충분하다. 휴마시스 주주 구희철씨는 지난 10월18일 지분 5.45%를 소액주주모임과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한국거래소에 신고했다. 지분 5% 이상을 처음 보유하는 경우 이를 공시해야 한다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른 것이다. 반면 차 대표는 지난 9월30일 기준 6.9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특수관계인을 모두 포함하더라도 7.65%에 그친다.
소액주주모임은 지난 10월 임시주총에서 지분대결 끝에 기업 측이 제출한 ▲이사 보수 한도 30억원 상향 ▲사내이사·사외이사·상근감사 선임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를 위한 이사 해임 관련 정관 규정 신설 등의 안건을 모두 부결시켰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가검사키트 판매가 늘었음에도 분기배당, 무상증자,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친화 정책을 선보이지 않은 회사에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흔들까… 바람 잘 날 없는 헬릭스미스
헬릭스미스도 경영진과 소액주주간 갈등의 골이 깊은 대표적 바이오 기업으로 손꼽힌다. 소액주주 사이에서도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헬릭스미스 일부 소액주주들은 현 경영진의 임기가 2023년 3월30일 만료되는 만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것을 목표로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다.기존 사내이사를 끌어내리려면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임기 만료로 공석이 된 자리에 새로운 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보통결의만 거치면 된다. 상법상 보통결의사항은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 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만으로 의결이 이뤄진다. 즉 1주라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 측의 안건이 통과되는 것이다. 반면 특별결의사항을 의결하려면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 총 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헬릭스미스 소액주주연합회는 실력을 행사했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박재석 HR자산운용 고문을 사내이사로 새롭게 올렸다. 소액주주연합회에 따르면 이때 지분 37%로 회사 지분 31%에 앞섰다.
모든 실력 행사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2021년 7월14일 임시주총서는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 등을 해임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소액주주연합회에 따르면 당시 지분 46%를 모았지만 회사가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들여 지분 27%를 확보해 회사가 보유한 지분의 2배를 확보해야 하는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현재 헬릭스미스 일부 소액주주들은 김 대표에게 주가하락에 대한 책임을 묻고 스스로 약속한 주식 출연 방침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21년 3월 정기주총에서 "2022년 10월31일까지 엔젠시스의 임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회사 주가도 10만원대로 올려놓겠다"며 "둘 중 하나라도 실패하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전부 회사에 내놓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2023년에야 엔젠시스 가치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임상 3-3상 시험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젠시스는 혈관이 막히거나 신경이 손상돼 나타나는 질환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당뇨병성 족부궤양,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허혈성 심장질환 등을 치료하는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이다.
김 대표는 약속한 주가 10만원 달성도 실패했다. 종가기준 헬릭스미스 주가는 2021년 3월 정기주총 당시 2만5800원에서 올 10월31일 1만2500원으로 오히려 약 51.6% 떨어졌다. 2019년 3월 기록한 최고가 17만813원과 비교하면 약 92.7% 급락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헬릭스미스는 소액주주연합회가 경영권을 잇따라 흔들어 엔젠시스 임상 시험에 집중할 수 없었다며 김 대표의 주식 출연 약속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소액주주연합회는 2021년 7월 임시주총과 2022년 3월 정기주총에서 기존 이사의 해임을 추진하며 경영권 장악을 시도했다"며 "김 대표의 '임상 시험과 사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무시된 만큼 주식 출연 약속은 무효다"고 수차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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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