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피 못 잡는 '롯데온'… 새벽배송 강자로 우뚝 선 'SSG닷컴'
[머니S리포트-희비 갈린 '유통 맞수'… 롯데 vs 신세계 ②] '장보기'에서 마지막 정면승부거나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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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의 기로에 선 2022년 유통산업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새로운 쇼핑 경험 열망을 충족시키는 백화점과 비대면 바람을 탄 이커머스가 키플레이어로 부상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모두 잘해야 승자가 될 수 있다.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는 두 사업에서 희비가 갈렸다.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속 고전했던 롯데는 나름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신세계는 날개를 달고 날았다.
① 덩치만 키운 롯데백화점, 위태로운 왕좌
② 갈피 못 잡는 '롯데온'… 새벽배송 강자로 우뚝 선 'SSG닷컴'
③ M&A로 승부수 띄운 신세계 vs 롯데… 성적표는?
전통의 '유통 명가' 롯데의 발판은 오프라인 사업이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굳건한 존재감을 보이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선 롯데의 이름이 잘 거론되지 않는다. 반면 신세계는 쿠팡, 네이버와 함께 이커머스 3강에 이름을 올렸다. SSG닷컴을 필두로 G마켓글로벌, W컨셉 등 온라인 계열사들이 전체 시장의 15%를 점유하고 있다.
온라인에 사활 건 '신세계'
롯데와 신세계의 이커머스 성적표는 온라인 시장의 중요성을 이해하느냐 여부에서 갈렸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는 일찍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신세계 유니버스'를 만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2019년 3월 SSG닷컴 출범 이후 새벽배송을 앞세운 장보기 서비스와 프리미엄 플랫폼 육성에 집중해왔다. 이어 오픈마켓 1위인 이베이코리아(현 G마켓글로벌)와 여성 플랫폼 1위 W컨셉 등을 인수하며 온라인에서 영역을 넓혔다. 특히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3조원이 넘는 금액을 과감히 투자해 인수했다. 지금 신세계가 이커머스 3강에 포함된 이유는 13%가량의 점유율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 인수 덕이다.
SSG닷컴도 순항 중이다. SSG닷컴의 올해 거래액은 ▲1분기 1조5586억원 ▲2분기 1조4884억원 ▲3분기 1조4105억원 등이다. 전년동기대비 거래액 상승세가 이어지다 3분기에 소폭 감소했다. 영업적자는 ▲1분기 257억원 ▲2분기 405억원 ▲3분기 231억원 등으로 거래액이 5% 감소한 3분기에 적자 개선이 이뤄졌다.
SSG 랜더스의 주요 스폰서인 SSG닷컴은 올해 인지도 제고와 고객 유입에서 톡톡한 효과를 봤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둔 SSG 랜더스와 연계한 쇼핑 행사를 여러 차례 열었다.
지난 4월 SSG 랜더스 창단 1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랜더스데이'가 대표적이다. 행사 기간 SSG닷컴 매출은 전주동기대비 30% 이상 늘었으며 방문객 수도 20% 이상 증가했다. 지난 11월 SSG 랜더스의 시즌 통합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쓱세일' 행사에서도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야구단 인수 후 'SSG'라는 이름을 붙인 만큼 신세계는 온라인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며 "유통 외 화학 등 사업에서 여유가 있는 롯데에 비해 신세계는 유통사업이 주력인 만큼 전력을 다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야심작에서 애물단지로… 마지막 승부수 통할까
2020년 4월 출범한 롯데온은 '신동빈의 야심작'이란 기대를 받았지만 출발이 좋지 않았다. 온라인 통합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이어졌고 정체성 면에서 경쟁사들과 차별점을 보이지 못했다. 업계에선 기존 계열사 앱(애플리케이션)만 연결한 수준이라는 박한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롯데온의 올 3분기 기준 거래액은 757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 감소했다. 3분기 누적 영업손실 1323억원이다. SSG닷컴과 비교했을 때 거래액은 절반 수준, 영업손실은 5배 이상 차이 난다. 3분기 롯데온 실적에서 눈여겨볼 점은 구매자가 늘었음에도 거래액이 줄었다는 것이다.
3분기 롯데온 평균 구매자는 15.4% 증가했지만 거래액은 오히려 3.6% 뒷걸음질 쳤다. 1인당 구매액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선 충성 고객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롯데온 입장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SSG닷컴이 통합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을 론칭한 지 한 달 만에 신규 회원 30만명을 유치한 것과 대비된다.
롯데온의 부진은 전략 부재 탓이 크다고 평가다. 2018년 꾸려진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본부의 대표는 벌써 세 번째다. 출범 전에는 김경호 전무가 이끌었고 론칭 직전 조영제 전 대표로 바뀌었다. 조 전 대표가 롯데온 실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나영호 대표가 선임됐다.
대표가 세 번 바뀌는 동안 롯데온은 시장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나 대표 선임 후 가장 먼저 개편한 장보기 서비스도 큰 변화가 없었다. 출시 초기부터 시행한 새벽배송도 지난 4월 철수했다.
롯데쇼핑이 온라인 '반전 카드'로 꺼낸 것은 오카도와의 협업이다. 롯데쇼핑은 11월 영국 리테일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오카도의 온라인 식료품 주문·배송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도입과 운영을 위해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21년 기준 국내 식료품 시장은 약 135조원 규모다. 온라인 침투율은 약 25%로 다른 상품군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하지만 오카도와의 협업이 득이 되지 않을 것이란 시선도 있다. 마켓컬리·SSG닷컴·쿠팡 등 선발 주자가 새벽배송을 필두로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롯데가 늦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보기 서비스에 대한 집중 투자는 이미 다른 업체들도 하고 있다"며 "1조원이란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경쟁사들 역시 지속해서 물류센터 설립 등 사업 확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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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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