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3월17일 인터배터리 2022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 /사진=뉴시스


▶기사 게재 순서
① 공급망 위기에 '자국 우선주의' 심화… '수출 강국 코리아' 전략은
②깊어지는 미·중 갈등… 샌드위치 한국의 묘수는
③ 韓 성장 기둥 반도체, 종합 1위 노린다
④전기차 심장 K-배터리, 제2의 반도체 신화 쓴다
⑤기술의 K-조선, 글로벌 초격차 '뱃고동'
⑥원전강국 재도약 나선다
⑦ UAM 등 미래 모빌리티 중심에 선 '한국차'
⑧현대차, 세계 1등 수소산업 정조준
⑨SF 영화가 현실로… 미래 시장 이끌 'K-로봇'
⑩ "AI 경쟁력 세계 3위로"… 700조원 시장 선점 나선다
⑪2023년 게임산업이 기대되는 이유… 신작 대거 공개
⑫中 넘어 '기회의 땅' 찾는 K-뷰티
⑬이어지는 R&D 결실, 새해 기대되는 한국산 신약은?
⑭위기 때마다 저력 발휘한 K-건설, '제3의 중동붐'에 주목한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3사가 미국을 중심으로 투자 확대에 힘 쏟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를 바탕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커 일명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IRA 혜택받자' K-배터리 3사, 美 생산능력 확대 분주

국내 주요 배터리 3사는 미국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RA가 제공하는 생산세액공제(AMPC)를 받기 위해서다. AMPC는 미국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할 시 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씩 세액공제 형태의 산업보조금을 제공한다. 셀을 엮어 모듈로 생산하면 10달러의 세금이 추가로 공제된다. IRA가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약 980만원)를 제공한다는 점을 감안, 배터리 공장이 미국에 있으면 IRA 수혜를 노리는 완성차업체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완성차업체 혼다와 미국 오하이오에 4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는다. 투자금액은 44억달러(5조7000억여원)다. 해당 공장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 2025년 말부터 파우치 배터리 셀 및 모듈을 양산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미국 오하이오, 테네시, 미시간에 각각 위치한 배터리 제1·2·3공장의 생산능력도 확대할 방침이다. 얼티엄셀즈는 생산능력 확대에 사용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25억달러(3조2500억여원) 한도의 차입계약을 맺었다.


삼성SDI는 다국적 자동차회사 스텔란티스와 손을 잡았다.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에 전기차 셀·모듈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것. 생산능력은 초기 23GWh를 시작으로 33GWh까지 확장될 계획이다. 투자금은 최대 31억달러(4조여원)로 예상된다. 합작법인이 지어질 인디애나에 스텔란티스 부품 생산공장이 가동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디애나는 스텔란티스의 북미 전기차 생산 전초기지가 될 것이란 평가다. 전기차·배터리 생산 관련 IRA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향후 삼성SDI의 핵심 거점 역할도 할 것으로 관측된다.

SK온은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의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통해 미국 내 최대 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블루오벌SK는 켄터키 총 628만㎡(190만평) 부지에 각각 43GWh 규모의 배터리 1·2공장을 건설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뼈대 구축 등 초기 공사를 진행했고 공장 완공 후 설비 안정화 등을 거쳐 2025년 1분기부터 배터리 셀을 양산할 예정이다. SK온과 포드는 총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켄터키와 테네시에 총 129GWh 규모 배터리 생산기지 3곳을 구축하기로 했다. 43GWh 규모의 테네시 공장은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정부, 배터리산업 지원 총력… 민·관 합동 '얼라이언스' 출범

사진은 지난 11월1일 열린 이차전지 산업전략 원탁회의.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배터리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늘리는 상황에서 정부도 배터리산업 지원에 박차를 가한다. 정부는 오는 2030년 배터리 세계 최강국 지위 달성을 목표로 '이차전지 산업 혁신전략'을 지난달 발표했다. 혁신전략은 2030년 세계 시장 점유율 40% 달성과 50조원 이상의 국내 투자 실현을 목표로 한다. 목표 실현을 위해 ▲안정적 배터리 공급망 확보 ▲첨단기술 혁신 및 연구·개발(R&D) 중심지 조성 ▲국내 산업 생태계 구축 등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


정부는 배터리 핵심광물 확보를 위해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기도 했다. 개별 기업이 IRA에 대응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배터리 얼라이언스는 배터리, 소재, 정·제련 등 공급망 단계별 주요 기업들과 전문성을 가진 공공기관으로 구성된다. 핵심광물 지도작성, 프로젝트 발굴, 정·제련 사업추진, 금융지원 등 광물확보 전 단계에 걸쳐 활동한다.

배터리 핵심기술 개발에 2030년까지 총 20조5000억원(정부 1조원, 민간 19조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도 한다.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800㎞ 달성 기술을 확보하고 차세대 기술인 차량용 전고체 전지를 2026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같은 기간 배터리업계에 총 50조원(R&D 19조5000억원, 시설투자 30조5000억원) 이상을 국내에 투자하고 총 1만6000명의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1일 제3차 산업전략 원탁회의에서 "주요국의 자국 중심 공급망 개편으로 배터리업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관 공동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산업계와 정부가 원팀이 돼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 배터리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