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선언문을 배포해 자신의 비리를 폭로한 운전기사가 허위 사실을 공표하게 해 이를 무마하려 한 박순자 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사진은 지난 2020년 4월14일 경기 안산시에서 거리 유세를 하는 박 전 의원. /사진=뉴스1


자신의 비리를 폭로한 운전기사를 돈으로 회유해 허위 사실을 공표하게 한 혐의 등을 받는 박순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유죄가 확정됐다.


29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의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 전 의원은 지난 2020년 3월 '양심선언으로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7급 비서 겸 운전기사 A씨에게 3차례에 걸쳐 총 5000만원을 건네고 양심 선언문이 거짓이라는 내용의 해명문을 발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A씨는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의원은) 20대 국회의원 재직 중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사람을 5급 비서관으로 허위 고용하고 명절 때마다 유권자들에 한과 세트 등 선물을 돌렸으며 수행운전기사에게 꽃나무를 절취하도록 시키는 등 비리를 저질렀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그러나 A씨는 박 전 의원으로부터 선금 3000만원을 받은 후 양심선언은 거짓이었다고 번복했다.


검찰은 박 전 의원이 A씨에게 건넨 5000만원 중 3000만원은 공갈로 인한 피해금으로 보고 나머지 2000만원에 대해서만 기소했다. 박 전 의원은 2018년 2월 직원들과 공모해 선거구민 14명에게 합계 36만원 상당의 한과세트를 보낸 혐의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보고 박 전 의원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1심에서는 "조직적으로 허위 해명문을 만들어 공표하도록 하는 등 범행을 주도했다"며 "이는 통상적인 허위 사실 공표 행위와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의 양심 선언문에 일부 허위나 과장이 포함된 점, 박 전 의원으로서는 A씨의 양심선언을 저지할 필요성이 있었던 점, 범행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에서는 일부 감형돼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선고라는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A씨가 당초 폭로했던 내용 중 5급 비서관 허위 채용은 실제 발생한 일로 거짓 해명으로 인해 허위 사실 공표가 맞다고 봤다. 다만 명절 때마다 유권자에게 선물을 보냈다는 부분에 대한 해명은 허위 사실 공표로 보기 어려워 이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당선 목적으로 일방적·적극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하거나 다른 후보자를 당선하지 못하게 할 목적이라기보다 소극적으로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한 목적으로 허위 사실 공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 전 의원은 지난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대가로 국민의힘 소속 안산시의원 3명에게서 수천만원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