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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건 관리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오는 27일 시행 1년을 맞는다.
사업장 내 관리 부실과 안전 불감증으로 인재를 막아 중대재해를 근절하기 위해 시작된 법이지만 지난 1년간 사망자 수는 줄지 않고 오히려 현장의 혼란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산업재해 사망 사고는 483건으로 전년 492건보다 9건 감소하는데 그쳤다. 반면 사망자 수는 510명으로 전년 502명보다 오히려 8명 증가했다.
사망자 수를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 253명, 제조업 143명, 기타 업종 114명이었다. 건설업은 전년보다 14명 감소했지만 제조업과 기타 업종은 각각 12명, 10명 늘었다.
법 시행에도 지난 1년 동안 노동자 사망 사고가 증가하면서 유의미한 사고예방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선 현장에서는 중대재해법이 혼란만 키웠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법안에 '안전보건관리책임자가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 '합리적 인원으로 전담조직을 구성할 것' 등 모호한 규정이 포함돼 있어서다.
재계는 법안 도입 전부터 위헌 소지가 크다며 모호한 표현을 손봐야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정부는 보완 없이 제도를 시행했다.
이 때문에 중대재해법 1호 기소기업인 두성산업은 중대재해법이 헌법의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원칙', '평등원칙'을 위배했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한 상황이다.
중대재해법이 사고 예방보다는 최고경영자(CEO) 처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중대산업재해 단계별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중대산업재해 211건 중 현재 163건이 수사 중에 있으며 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은 31건이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수사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중대재해법의 적용대상이 CEO라는 점이 명확해 지고 있다"며 "수사기관들은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가 있더라도 대표이사를 의무이행주체로 보고 적극 수사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에서 규제와 처벌 대신 자기 규율과 예방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위험성평가를 의무화해 사전 예방체계를 확립하는 식이다.
재계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위험성평가의 의무화는 기존 산안법과의 중복규제 정비, 산업현장 인프라 구축, 자의적 법집행 방지를 위한 명확한 기준 마련, 감독관의 전문성 확보 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규제에 불과할 뿐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정부의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후속조치 과정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의 모호성과 과도한 형사처벌을 개선하는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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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동행미디어 시대 산업1부 재계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