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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의료원을 제대로 만들지 않을 바에는 차라리 문을 닫고 민간 의료기관 중심으로 국가 감염병 대응 체계를 구축하라."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와 국립중앙의료원 총동문회는 3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130여명으로 구성된 전문의협의회가 나선 것은 최근 기획재정부(기재부)가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에 필요한 예산 규모를 줄인다고 발표해서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요구는?
국립중앙의료원은 1958년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3국의 지원으로 설립됐다. 시설이 노후화됐지만 2003년부터에야 신축·이전 논의가 시작됐다. 신축 의료원 부지 선정이 지지부진하다 2020년 4월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시절 방산동 미국 공병단 부지로 신축·이전 부지가 확정됐다.보건복지부(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은 신축·이전할 의료원에 본원 800병상, 중앙감염병 병원 150병상, 중앙외상센터 100병상 등 총 1050병상을 설치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국가 중앙병원으로서 지방 의료 격차를 해소하는 중심기관으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1000병상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 회장은 "국가가 마땅히 책임져야 할 미충족 필수의료 및 의료 안전망을 국립중앙의료원이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독일의 샤리테 병원은 3001병상을, 싱가포르의 탄톡생병원은 1720병상을, 홍콩 감염병센터는 1753병상을 둘 정도로 해외 감염병 전문병원은 대규모 병상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낮은 병상 이용률, 진료권 내 병상 초과 공급?
기재부는 지난 4일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사업 총사업비 조정 결과를 통보하면서 본원 526병상, 중앙감염병 병원 134병상, 중앙외상센터 100병상 등 총 760병상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국립중앙의료원 규모인 총 800병상(본원 600병상, 중앙감염병 병원 100병상, 중앙외상센터 100병상)보다도 줄어든 것이다.신축·이전 사업비 예산이 복지부와 의료원이 요청했던 약 1조2341억원에서 1조1727억원으로 614억원가량 감소한 영향이다. 기재부는 2016~2019년 의료원의 낮은 병상 이용률(약 70% 수준)과 진료권 내 종합병원이 15개에 이르러 병상이 초과공급된다는 점을 예산 삭감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전문의협의회는 이를 두고 궁색한 이유라고 비판했다.
최안나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 대변인은 "메르스, 코로나19 등의 감염병이 유행했을 때 기존 취약계층 진료를 중단하면서 감염병에 대응해 병상 이용률이 낮아진 것인데 국가가 당연히 지원을 해도 모자를 판에 오히려 의료원 규모를 줄이는 근거로 삼는 것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건물만 새로 짓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제대로 안 만들 거면 문을 닫고 민간 빅5 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를 포함한 감염병에 대응하는 것이 세금을 더 아끼는 길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국립중앙의료원의 현실은?
이날 전문협의회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처한 열악한 현실을 소개하며 신축·이전할 의료원을 제대로 구축하자고 주장했다.최 대변인은 "민간 병원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산모를 받지 않았을 때 국립중앙의료원이 이들 산모를 받았다"며 "하지만 코로나19가 심한 산모의 경우 조산을 하게 되는데 국립중앙의료원에 신생아 중환자실이 없어 환자를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만 국립병원이지 정부는 전혀 투자를 하지 않아 필수장비들조차 갖추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며 "국민 보건 실현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젊은 의사들이 들어왔다가도 지난해에만 17명의 의사가 의료원을 그만뒀을 정도다"고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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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