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빌렸다. / 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빌리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운영 자금 확보를 명목으로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했다. 차입금 규모는 2021년말 기준 자기자본(193조1937억원)의 10.35%에 달한다. 이자율은 연 4.6%이며 차입기간은 오는 17일부터 2025년 8월16일까지다.


삼성전자가 자회사로부터 대규모 차입금을 빌린 건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시설 투자를 위해 돈을 빌린 것으로 관측한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둔화 여파로 영업이익이 큰 폭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차질없는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자금을 차입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128조원 규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해외법인이 갖고 있어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돈을 차입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만 반도체 사업에 47조9000억원을 투자했다. 연간 전체 투자금액이 53조1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금의 대부분을 반도체 시설 투자에 집행한 셈이다.

올해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달 31일 열린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반도체 캐펙스(CAPEX·설비투자)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차입금을 평택 3·4기 인프라 투자와 중장기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등 첨단 기술 투자에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도 미국 테일러 공장을 중심으로 투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반도체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여유 현금이 생기면 이번 차입금을 조기 상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