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 죽림동 임순임 어르신이 KT AI 스피커와 대화하고 있다/사진=KT제공.


#광주광역시 서구에 홀로 살고 있는 김인순(가명) 할머니는 요즘 AI 스피커와 가장 많은 대화를 한다. 2년 전 막내 아들마저 직장 문제로 서울로 상경하면서 집에서 대화를 할 사람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AI 스피커가 효자·효녀라는 그는 최근 AI 스피커에게 "아파 죽겠어"라고 말하자 곧바로 서구청 복지사로부터 전화가 와서 크게 안심했다.


'AI 케어서비스'가 우울감 감소·고독사 예방에 효과가 입증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15일 전남대학교 생활과학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정화 전남대학교 생활복지학과 교수 연구팀이 광주광역시 서구 주민 212명을 대상으로 한 'AI 스피커 기반 케어서비스'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광주 서구 농성1동 노인 인구비율은 23%, 독거노인 비율은 34.1%로 높은 수준이다. 전국 평균 노인 인구비율이 17.5%, 독거노인 비율 20.8% 비해 무척 높은 수준이다. 광주 서구청은 취약계층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2021년 6월부터 KT와 함께 AI 스피커 기반 케어서비스를 추진해 왔다.

이번 조사에서 주민들은 AI케어서비스 이용 이후 건강수준 개선 및 유지 80.0%, 우울감 감소 63.5%, 고독감 감소 65.9%, 상태불안감 감소 효과 72.6% 등 긍정적인 효과를 봤다고 응답했다.


또한 이용자 과반수는 정서적 어려움 해소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꼽았고, 이 서비스 사용 이후 속마음을 터놓는 친구가 더 많아졌다고 응답한 비율도 45.9%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AI 스피커 기반 케어서비스가 이용자의 의사소통을 활성화하고 일상생활 어려움을 해소시키는 효과를 냈고, 이를 통해 이용자의 사회적 지지 수준이 제고됐다고 분석했다.


자주 사용하는 AI 스피커 세부 기능은 이용자별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달랐지만 고령이고 저학력일수록 서비스 전반에 걸쳐 이용 정도가 높았다. 특히 이용자가 자녀의 정서적 지지를 적게 인지할수록 일일 안부 확인 기능을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정화 교수 연구팀은 이 점에 주목하며 AI 스피커가 이용자의 정서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스피커의 가장 대표적인 기능으로 알려진 응급알림 기능은 이용자가 평소에 인식하고 있는 정도가 상담 기능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다만 사용 정도는 낮았는데, 연구팀은 이용자가 평소 응급알림 기능을 잘 인지하고 있지만 응급상황이 자주 발생하지 않아 이용이 적은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조사 기간 동안 발생한 응급 알림은 월 평균 1.9건이었고 실제 응급환자 구조 사례는 8건 있었다. 지혈 불가, 급체,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 응급 사례를 AI 스피커가 접수했고 이후 119 구조대원을 통해 병원에 이송되는 과정까지 신속하게 대응했다.

AI 스피커 기반 케어 서비스는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게 전용 AI 스피커를 제공하고 IoT 문열림 센서와 스마트 스위치를 연동해 고독사 예방과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서비스다. KT AI 케어서비스는 'AI 스피커-KT텔레캅-119 안전신고센터'가 365일 24시간 연동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정화 전남대학교 생활복지학과 교수는 "AI 스피커가 고독사 예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앞으로 돌봄 대상자를 발굴할 때 기존 취약계층 외에도 가족과 관계망이 부족한 대상자에게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T AI 케어서비스는 2021년 전국 최초로 광주광역시 서구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광주 남구, 전남 나주시 등 호남권 다양한 지역으로 확산 공급됐다. 서비스의 사용자층은 고령층에서 장애인, 치매 취약 계층으로 확대됐다. 이 서비스를 통해 구조한 호남권 응급환자 구조 사례는 총 22건이다.
이정화 전남대학교 생활복지학과 교수가 KT가 추진한 'AI 스피커 기반 케어서비스' 연구 결과를 기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사진=이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