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석유화학업계가 나프타 분해시설(NCC) 가동률을 높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LG화학 여수 NCC 전경. /사진=LG화학 제공


지난해 수요 부진으로 실적 악화를 겪은 석유화학업계가 에틸렌 등 주요 기초제품을 생산하는 설비인 나프타 분해시설(NCC)의 가동률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중국발 업계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NCC 가동률을 높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며 업황이 개선되기를 기다린다고 입을 모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악화됐다.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 4조2790억원, 영업손실 16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4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21.2% 줄고 적자 전환됐다.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부문은 2022년 4분기 매출 3조1670억원을 기록, 2021년 4분기보다 7.2% 늘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손실(14억원→2857억원)이 확대됐다.

석유화학업체들의 실적 부진은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다. 세계 최대 석유화학제품 수요처인 중국에서 수요가 꺾이면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이 급감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석유화학 수출 가운데 중국 비중이 38%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 의존도가 높다. 다른 국가들의 비중은 한 자릿수 이하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수요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NCC 가동률을 80% 수준으로 낮췄다. 핵심 실적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가-원가)가 손익분기점을 밑돈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공급량을 유지하면 제품 가격이 추가로 떨어져 피해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재고 증가 속도를 늦추겠다는 의도도 NCC 가동률 인하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NCC 가동률이 70%대까지 낮아졌다. 장기화된 불황으로 석유화학업체들의 부담이 누적되자 가동률을 추가 인하한 것으로 관측된다. 에틸렌 스프레드를 고려하면 NCC 가동률을 더 낮춰야 하지만 일정 비율 이하로 가동률을 낮추면 재가동 시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70%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지난해 NCC 가동률은 80% 안팎이었고 최근 가동률은 70~80%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동안 NCC 가동률 확대가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풀며 리오프닝을 추진했지만 수요가 즉시 회복될 가능성이 낮은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수요가 살아나야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리오프닝 효과가 수요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올해 1분기가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요가 살아나는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긴 힘들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업황이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며 "하반기는 돼야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