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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한민국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수출은 둔화하고 무역수지는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도 급격히 인상돼 가계부담을 키우며 물가상승을 자극하고 내수를 위축시키고 있다. 소비가 둔화되면서 기업들의 창고엔 재고가 쌓여간다. 이대로는 올해 정부가 제시한 1.6%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지킬 묘수는 무엇일까.
①출구 안보이는 수출… 올해 '1% 성장률'도 위태
②공공요금 인상, 이제 시작… 올해 얼마나 오르나
③지갑 닫는 소비자… 기업 수익성 비상등
④회복 요원한 韓 경제… 성장률 지킬 해법은
물가 상승 여파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기업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전·후방산업 곳곳에서 생산한 제품이 판매로 이어지지 않고 창고에 자리만 차지하는 상황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수요 둔화 영향을 받아 실적 악화를 겪었다. 당분간 수요가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은 감산 및 투자 축소 등으로 위기를 헤쳐 나갈 계획이다.
물가 부담에 수요 둔화… 산업계 '직격탄'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하 전년 동월 대비)은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인해 5.2%를 기록, 9개월째 5% 이상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5.4%를 기록하며 5%대에 진입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같은 해 7월 6.3%까지 치솟았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현재 5%대를 유지하는 중이다. 서울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2월부터 택시나 버스요금 등을 인상한 점을 고려하면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5%대를 기록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소비자물가 상승은 기업들의 경영환경을 악화시킨다. 소비자들이 물가 부담을 느껴 지출을 줄이면 스마트폰·가전제품 등 전방산업에서 수요 둔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은 생산한 제품을 창고에 쌓아만 두거나 매출 감소를 무릅쓰고 제품 출하량을 줄여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PC와 휴대전화 출하량이 각각 전년보다 6.8%, 4.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태블릿 출하량은 같은 기간 2.9%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방산업에서 발생한 재고 문제는 전방산업에 납품하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 등 후방산업에도 악영향을 준다. 전방산업에서 재고 조정을 위해 주문을 줄이면 후방산업도 제품을 팔지 못하고 재고로 쌓게 된다. 후방산업 특성상 기업이 고객이기 때문에 마케팅 등 판촉 활동도 여의치 않다. 재고소진 압박으로 제품 가격을 낮춰 판매해 수익성이 악화되기도 한다.
재고 증가는 주요 대기업들도 피하지 못한 문제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은 52조1879억원으로 2021년 말(41조3844억원)보다 26.1% 늘었다. 정보기술(IT) 전방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DS) 부문의 재고가 늘어난 영향이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재고자산이 74.7%(8조9500억원→15조6330억원) 확대됐다. LG전자는 2022년 말 재고자산 9조3900억원을 기록, 전년도(9조7500억원)보다 3.7% 줄었지만 가전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마케팅 비용 지출을 확대해 수익성은 챙기지 못했다.
수익성을 높여라… 감산 및 투자 축소 나선 산업계
수요 둔화는 재고 상승과 함께 실적 악화 주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0조4600억원, 영업이익 4조3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8.0%, 영업이익 69.0% 급감이다. 재고 평가 손실과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인한 가격 하락이 겹쳐 DS 부문 실적이 악화한 것이 주효했다. 스마트폰 판매 둔화로 모바일 경험(MX) 사업부가 역성장한 것도 영향을 줬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조701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SK하이닉스가 분기 기준 적자를 기록한 건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높은 물가로 전방산업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고객사들의 강도 높은 재고 조정 영향이 컸다. LG전자도 2022년 4분기 영업이익 693억원을 기록, 2021년 4분기와 비교했을 때 90.7% 하락했다. 주요국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요 둔화가 발생, 가전과 TV 판매가 부진했던 탓이다.
수요 둔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게 산업계 시각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주요국이 금리를 올리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도 장기화하는 중"이라며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도 "올해 1분기 반도체업계의 재고 수준이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반기는 돼야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기업들은 감산을 시도하거나 투자를 축소하는 등 수익성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선을 그어온 삼성전자는 생산라인 재배치 등을 통해 자연적 감산을 추진할 예정이다. 차세대 제품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이용해 재고 부담을 덜겠다는 의도로 관측된다. 감산을 공언한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 규모도 지난해(19조원) 대비 50% 이상 줄인다. LG전자는 비상경영 체제를 운영해 비용 절감 활동을 벌이고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에서 플랫폼 기반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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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김동욱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