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한국의 경제 성장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출구 안보이는 수출… 올해 '1% 성장률'도 위태
②공공요금 인상, 이제 시작… 올해 얼마나 오르나
③지갑 닫는 소비자… 기업 수익성 비상등
④회복 요원한 韓 경제… 성장률 지킬 해법은



지난해 한국 경제는 최대 수출 실적 달성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도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수출 활성화와 투자촉진, 내수진작 등 종합적인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급속한 경기 위축으로 심화하는 '내수 침체' 우려

경제성장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내수시장은 전망이 밝지 않다. 고물가로 인한 실질구매력 감소와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민간소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민간소비가 지난해보다 2.0%포인트 낮은 2.4%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내수 활성화를 위해 공공요금 인상 시점을 늦춰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요인을 축소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는 지난 1월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h)당 13.1원 인상했다. 이는 산업부와 한전이 국회에 제출한 연간 전기요금 인상 적정액(kWh당 51.6원)의 4분의 1 수준으로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는 하반기에 지하철과 버스요금을 300~400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 기본요금을 감안하면 인상률은 20~30%에 이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평가 주체별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들쑥날쑥하다는 것은 올해 경제가 그만큼 불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물가 상승은 금리 인상 요인이 되기 때문에 정부가 공공요금 인상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내수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해 경기가 침체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부동산 관련 세금을 줄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제안했다.

무역수지 적자행진…커지는 수출 경고음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사진=뉴스1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내 수출 비중이 35.6%에 달해 국가 전체 성장에 수출의 영향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시장 둔화로 반도체 수출이 줄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對)중국 의존도는 21.9%로 이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무역 비중은 2000년 9.4%에서 지난해 21.9%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대한국 무역 비중은 7.3%에서 5.8%로 줄었다.

김현수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정책실장은 "한국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높은 반면 중국은 최근 반도체 자립 등으로 내수화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성장성이 있는 아세안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정식 교수는 "세계 경기 침체가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당분간 회복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수출 기업을 독려해서 경상수지 흑자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내수·수출 지킬 '정부 지원' 절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내수 위축, 자금조달 여건 악화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기업에 선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의 경우 경쟁국 대비 지원이 미흡해 전방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설비투자 기업에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만은 반도체 기업의 연구개발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을 15%에서 25%로 높이는 '산업혁신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회에서 논의 중인 반도체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 세액 공제 등을 경쟁국 수준만큼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해 정부가 제시한 2022년 세제 개편안도 국회를 통과하면서 상당히 축소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높은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교역국을 다변화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대중국 교역은 중간재 비중이 높아 중국의 투자, 수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조 경제연구실장은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중국 공장을 동남아시아 등으로 이전하는 경우도 유턴 기업으로 간주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높았던 중국 의존도를 낮췄다"며 "가격 차이로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것을 고려해 탈중국 기업에 차액을 지원하는 정책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