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 /사진=메디톡스


국내 최초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 개발에 성공한 메디톡스가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대웅제약과 민사 1심 소송에서 완승하면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0일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 나보타는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개발됐다"고 선고했다. 그러면서 나보타 균주를 메디톡스에 인도하고 나보타 제조·판매, 생산 제품의 폐기를 명했다.


메디톡스는 앞으로 진행할 2심과 3심에서도 1심과 똑같은 결과를 받아야 하지만 이번 민사 1심 소송에서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제제 제조공정에 대한 영업비밀성을 인정받은 만큼 국내 다른 톡신 기업을 향해서도 같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했다.

메디톡스는 이미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확대에 나선 휴젤과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법정 다툼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3월30일(현지시각) 미국에서 휴젤과 휴젤 미국 자회사 휴젤 아메리카, 파트너사 크로마 파마를 상대로 ITC에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제조공정 등의 영업비밀을 도용했다고 제소했다. 예비판결은 오는 11월, 최종판결은 내년 3월 나올 예정이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61·사진)는 1992년 국내서 처음으로 보툴리눔 톡신 연구 논문 '독소에 관한 분자 생물학적 연구'(Clostridium botulinum Type B)로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국내 1세대 보툴리눔 톡신 전문가로 꼽힌다. 2016년 처음 국내 기업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에 의문을 제기했는데 약 7년 만에 국내 법원에서 균주에 대한 출처를 확인받으며 균주 소송전에서 승기를 잡았다.

메디톡스는 최근 국내외서 소송이 잇따라 진행되면서 사업 지속에 물음표가 붙었다. 하지만 이번 대웅제약과의 민사 1심 소송에서 승소하며 이 같은 의심을 해소하고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달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보툴리눔 톡신 제품 품목허가 취소처분의 취소소송에 대한 1심 결과도 나온다.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수출 제품에 대해 유통 전 품질 확인 절차인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국내 도매상에 제품을 인도했다며 해당 품목의 허가를 취소했다. 업계에서는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판매 방식을 식약처가 무리하게 법적 잣대를 적용했다고 보고 있다. 메디톡스뿐만 아니라 국내 대부분 보툴리눔 톡신 기업이 같은 이유로 품목허가 취소처분을 받고 식약처와 취소소송 중이어서 메디톡스와 식약처 1심 소송결과에 큰 관심이 쏠린다.

메디톡스는 중국 보툴리눔 톡신 사업 파트너와도 소송 중이다. 지난달 18일 중국 보툴리눔 톡신 사업 파트너 블루미지 바이오테크놀로지(블루미지)는 자회사 젠틱스를 통해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SIAC)에 1184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메디톡스가 블루미지와 합작법인(JV) 메디블룸 차이나 설립 계약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해당 위반사항이 없다고 판단하며 법률대리인을 통해 강력히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