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장동규 기자


차기 회장 후보 인선에 난항을 겪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체제로 쇄신에 나섰다. '여권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비판이 있지만 김 직무대행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전경련을 바로 세우겠다는 각오다.


전경련은 지난 23일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김병준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을 선임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6개월 간 새로운 전경련의 기초를 세우고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조직으로 쇄신하는 작업을 지휘하게 된다. 전경련이 공개한 발전안(뉴 웨이 구상)은 ▲국민 소통 ▲미래 선도 ▲글로벌 도약 등 세 가지가 핵심이다.

전경련은 국민 소통의 첫 프로젝트로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4월 중 개최한다. 대·중소기업 상생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경련에 대·중소상생위원회를 설립하고 중소기업 경영자문사업 등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도 구체화해나갈 계획이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수락 인사를 통해 "제가 전경련에서 할 첫 과제는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철학적 기조와 방향의 재정립"이라며 "이러한 철학을 체계화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국제적 수준의 싱크탱크 설립도 추진하고 전경련 산하의 한국경제연구원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건립해 나갈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국민대학교 행정정책학부 교수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을 지냈고, 2018년에는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 상임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방균형발전특별위원장 등도 지냈다.


과거 정경유착 비판을 받은 전경련이 정치인 출신을 직무대행으로 앉힌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직무대행은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전 대학에서 34년을 봉직한 학자로, 사회에서 필요할 때마다 역할을 했고 전경련이 제게 회장 직무대행을 부탁한 건 제가 가진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소신과 철학을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저는 전경련의 유착고리를 끊기위해 왔지 단단하게 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라며 "그 것(정경유착 고리)을 끊는게 자유시장경제의 확립"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정경유착은 시민사회와 소비자의 힘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유착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 못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과오였다고 본다"며 "그 결과가 어땠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주의를 거듭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경제 분야의 경력이 전무하다는 지적에는 "청와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는데 업무의 90%가 국가 경제와 산업정책을 다루는 일이었다"며 "경제를 잘 모르는 분이 온 게 아니냐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반박했다.

김 직무대행은 차기 회장 후보도 인선 작업도 지휘한다. 전경련은 기업인이 이끌어야 한다는 게 김 직무대행의 소신이다. 그는 "전경련의 주인은 여전히 기업들"이라며 "전경련이 정상화되고 하루라도 빨리 기업인들 운영해 나가는게 맞다"고 밝혔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꾸준히 제기해온 경총와 전경련의 통합론에 대해선 "통합을 주장하는 분 나름의 논리를 갖고 있겠지만 지금은 그럴 단계 아니다"며 "경총은 노사관계 비롯해서 독특한 기능 갖고 있고 그것에 집중해한다. 각기 고유한 설립 배경이나 취지에 따라서 각자의 역할 하는 게 중요하고, 지금으로선 통합은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