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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966년부터 명맥을 이어온 국내 해운사 '팬오션'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업황 영향도 있지만 2015년 STX의 품을 떠나 하림그룹 계열로 편입된 이후 36분기 흑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완전히 극복했다는 평을 받는다. 야심차게 해운업에 도전한 하림그룹은 팬오션을 통해 한국판 '카길'(세계 1위 곡물회사)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①하림의 핵심 엔진 된 팬오션… 지주 매출 절반 차지
②롤러코스터 업황에… 팬오션, 리스크 관리 가능할까
③팬오션 최대주주 하림, ESG경영 강화
종합해운기업 팬오션은 하림그룹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는다. 닭고기 전문 기업 하림이 팬오션을 인수하면서부터 대기업집단으로 올라섰고 현재는 그룹의 대소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등 이른바 '몸통'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팬오션은 지난해 운임이 치솟던 해운업 호황으로 좋은 실적을 거뒀다. 이 덕분에 최대주주이자 그룹 지주사인 하림지주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치솟았다. 하림지주는 해운업과 식품업 영위 자회사의 실적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매출액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팬오션 지난해 매출은 6조4203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늘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8% 증가한 7896억원을 기록했다. 하림지주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과 견줘 28.96% 늘어난 13조9392억원, 영업이익도 27.41% 는 9487억원이었다.
'한국의 카길' 가능할까
팬오션의 모태는 1966년 5월 해상화물운송업을 목적으로 세워진 범양전용선이다. 1967년 11월 국내 최초로 원양 대형 유조선 운송사업을 시작했고 1972년 11월 건화물 운송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한 게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1978년 12월 보유선대가 31척을 넘었고 현재는 보유 선박이 110척으로 늘었다. 연간수송량은 2021년 1억1214만톤, 2022년 1억448만톤이다.STX그룹에 인수된 건 2004년 11월이다. 사명도 STX팬오션으로 바꿔 9년여 동안 황금기를 보내다가 2013년 STX그룹이 무너지며 같은 해 12월 계열 분리 후 사명을 팬오션으로 변경했다. 이후 회생절차를 밟았다. 2015년 7월 하림그룹이 JKL파트너스와 함께 1조79억5000만원에 인수했다.
당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한국판 카길을 꿈꾸며 인수했다"며 "10년 내 카길과 같은 아시아 최대 곡물 메이저가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카길'은 세계 1위 곡물업체로 곡물 생산과 유통은 물론 사료와 해운에서도 큰손으로 통한다. 식량 안보 차원에서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곡물 운송을 국내 해운업체가 책임져야 한다는 비전을 강조해온 김 회장이 롤모델로 삼은 배경이다.
팬오션은 하림에 편입되자 전담 조직을 만들고 곡물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축산업에 필요한 사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하던 하림은 팬오션 인수로 원료 운송비 절감은 물론 안정적인 유통망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해운업계는 김 회장이 언급한 카길이 가족회사인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카길은 하림과 달리 외부 자본을 끌어들이지 않는 경영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다르다.
김 회장은 1남 3녀를 슬하에 뒀다. 후계자는 사실상 장남 김준영씨로 굳어진 상태다. 장녀 김주영, 차녀 김현영, 막내 김지영도 그룹 내 계열사들 지분을 나눠 갖고 있지만 지배구조와는 관계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
2022년 9월30일 기준 팬오션 최대주주는 지분 54.7% 보유한 하림지주다. 하림지주 최대주주는 지분 21.10%의 김홍국 하림 회장이다. 1.27%를 보유한 ㈜경우와 0.73%의 농업회사법인 ㈜익산은 김 회장이 최대주주여서 김 회장 관련 지분은 23.1%가 넘는다.
김준영씨는 관계사를 통해 하림지주를 지배한다. 하림지주는 한국바이오텍 16.69%, 올품 5.78%를 보유했는데 올품은 김준영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 회사며 한국바이오텍은 올품이 100% 보유한 회사다. 사실상 김준영씨가 하림지주 지분 22.47%를 차지한 셈이다. 이외에는 국민연금 6.94%, 소액주주 38.49%로 구성됐다.
잘나가는 팬오션, 과거 악몽 떠올라
하림지주 실적의 절반가량을 책임지는 팬오션이지만 안심할 순 없다.
과거 팬오션을 소유했던 STX는 재계 10위권까지 올라설 만큼 위세를 떨쳤음에도 무리한 사업 확장 탓에 무너졌다. 현재 팬오션은 300여척의 선대운영과 장기운송계약을 통해 해운시황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다. 하림은 ▲지주회사 ▲가금(닭, 오리)사업 ▲사료사업 ▲양돈사업 ▲유통사업 ▲해운사업 ▲해외법인 ▲기타 특화사업부문 등 5개의 상장회사와 국내외 82개 비상장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팬오션의 호실적은 해운 운임 호황 덕분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재계 관계자는 "팬오션의 운송 실적은 수년간 큰 차이가 없는데 지난해 해운 운임 급상승으로 매출과 영업익만 늘어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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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