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서 '빚 독촉'은 불법이지만 6개월 넘게 돌려받지 못하던 빚 593만원을 결혼식장에 찾아가 받아낸 사연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사진=이미지투데이


결혼식장에 찾아가 6개월 넘게 돌려받지 못하던 빚 593만원을 받아낸 사연이 화제다.

통상적으로 결혼식·장례식 등에서 빚을 독촉하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사연의 주인공은 현명한 대처로 수백만원의 채권을 회수할 수 있었다.


24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23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떼인 돈 받으러 결혼식장까지 찾아간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자영업자 B씨로부터 식자재 외상 납품 대금 593만원을 6개월째 받지 못했다. 이에 조만간 593만원을 회수하지 못하면 A씨가 촉탁 계약한 물류회사에 자신의 돈으로 먼저 입금 처리한 뒤 B씨에게 민사소송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B씨는 돈을 준다고 하면서 미루다 식당을 폐업했다. 이어 매장 보증금을 건물주로부터 받으면 입금하겠다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 A씨는 B씨의 메신저 카카오톡 프로필에서 그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곧장 B씨에게 연락한 A씨는 "예식비 정산하고 축의금으로 해결해달라고 밝혔다. A씨는 "결혼식장에서 돈 얘기 한마디 안 하고 예식비 정산하는 사무실 앞에 서 있을 테니 그날 채무 관계를 끝내자"고 했고 B씨도 "알겠다"고 답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떼인 돈 받으러 결혼식장까지 찾아간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채권추심법) 제12조 제1호에 따르면 혼인·장례 등 채무자가 채권추심에 응하기 곤란한 사정을 이용해 채무자 또는 관계인에게 채권 추심의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시하는 행위를 할 경우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진다.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A씨는 법률상담을 받았고 자신의 행위가 문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변호인을 통해 확인했다. A씨는 "변호사로부터 사전에 축의금으로 채무를 변제하기로 상호 합의했다는 증거 녹취·문자가 있고 결혼식장에서 제3자에게 B씨가 채무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문제될 것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B씨 결혼식 당일 A씨는 왕복 350㎞, 6시간 걸리는 거리의 결혼식장을 찾아갔다. 식장에 도착한지 1시간30분이 지났을 무렵 B씨로부터 "주차장에서 보자"는 연락이 왔다. A씨는 주차장으로 향했고 그 자리에서 돈을 현금으로 받았다. 하지만 10만원이 부족했고 이후 B씨에게 5만원짜리 두 장을 추가로 받았다.

A씨는 "여기까지 오게 해서 미안하다는 사과 한마디 할 지 알았는데 없었다"면서 "오늘 하루 수고했으니 집에 가서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야 겠다"며 글을 마무리 했다.


누리꾼들은 사연을 접한 뒤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였다. 빚을 돌려받기 위한 A씨의 노력을 칭찬한 누리꾼은 "사과 한마디도 없는게 그렇지만 그래도 탈 없이 끝나 다행이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B씨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결혼할 돈은 있고 갚을 돈은 없는 채무자"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남의 돈은 안 갚고 결혼이라니. 채무자가 상전인 세상" 등과 같은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