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지배구조 칼날 속… 사외이사 75% 물갈이
[머니S리포트- '돈 잔치' 금융, 3월 주총 폭풍전야①] '새 CEO' 신한·우리금융… KB금융, 노조 추천 사외이사 촉각
이남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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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내달 주총 시즌을 앞두고 금융업계에 전운이 감돈다. 이자장사로 이익을 낸 대형 금융사의 성과급 등 돈 잔치 논란이 확산하면서 과점체제와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과점체제 개선을 위해 금융과 산업자본의 결합을 제한하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와 제4의 인터넷은행 인가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대형 금융사의 주총에선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위해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사외이사들이 대거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금융사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들이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면서 금융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① 5대 금융지주 지배구조 칼날 속… 사외이사 75% 물갈이
② 키움은행 나오나… 외환위기 때 실패 맛본 경쟁체제, 다시 한다고?
③ 행동주의에 치이고 노조 사외이사 추천까지… 주주제안 골머리
오는 3월 국내 금융지주회사의 사외이사 40명 중 30명(75%)이 임기를 마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가운데 '킹 메이커'로 불리는 사외이사의 새로운 진용이 구축될 전망이다.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상법에서 정한 최장 6년(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기준)의 임기를 지켰다. 사외이사가 금융지주 CEO(최고경영자) 연임에 손을 들면서 '셀프 연임'이 가능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의 제왕적 지배구조 배경에 '거수기' 사외이사를 거론하고 있어 오는 3월 사외이사진에 새 바람이 불지 관심이 쏠린다.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0명 물갈이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11명 사외이사 중에 10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하나금융은 8명, KB금융은 7명 중에 6명, 우리금융은 7명 중 4명, NH농협금융은 7명 중 2명이 임기 만료 대상자다.새 수장을 맞은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교체 규모가 관심이다. '재일동포 40% 룰'을 지키는 신한금융은 일본대학의 경제학 교수로 있는 김조설 이사, 재일동포 기업가인 박안순 이사와 진현덕 이사, 재일동포 변호사인 배훈 이사 등 3명이 3월말 임기를 마친다.
신한금융은 재일동포 주주들의 출자금을 기반으로 은행의 문을 연 만큼 재일동포 출신 사외이사를 존중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 지점에서 10년간 근무한 진 내정자는 재일교포의 지지를 받아 3명의 사외이사 자리를 유지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과점주주 체제인 우리금융은 임종룡 내정자가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에 부응해 이사회를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7명 중 ▲노성태(한화생명) ▲박상용(키움증권) ▲정찬형(한국투자증권) ▲장동우(IMM PE) 등 4명이 교체 대상이다.
과점주주의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는 노성태·박상용·장동우 사외이사는 우리금융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2019년 1월부터 4년간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손태승 회장이 우리은행장에 오를 당시부터 손발을 맞췄던 인물들이다.
이사회 의장을 맡은 노 이사는 한화생명이 지난해 우리금융 지분을 모두 매각한 만큼 이번 임기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최근 이사회에 사외이사직을 내려놓는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과점주주에서 빠진 후 주주가 5곳으로 줄어든 만큼 사외이사 수는 한 명 줄게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ESG 전문가이자 여성 사외이사로 합류한 송수영 변호사까지 6인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윤종규 3번째 임기 마지막… 노조 추천 변수
KB금융은 오는 3월 임기가 끝난 사외이사 6명 중 3명을 신규 추천했다.2018년부터 이사직을 이어온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등 3명의 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김성용, 여정성, 조화준 등 3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추천했다. KB금융은 사외이사가 5년을 초과 재임할 수 없다는 내용을 정관에 두고 있으며 김경호, 권선주, 오규택 사외이사를 1년 더 연임키로 했다.
관심은 KB금융 노동조합이 추천한 인물이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에 오를지 여부다. 지난 2월10일 노조는 임경종 전 수출입은행 인니금융 대표이사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KB금융 노조는 이번 주주제안을 위해 임직원 및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위임장을 접수 받았다. 그 결과 KB금융 주식 3억8963만4355주 중 0.25%인 96만804주를 확보했다. 금융사지배구조법 따라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0.1%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하면 주주총회 안건 상정을 위한 주주제안이 가능하다.
KB금융 노조 관계자는 "올해 금융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고 경영진을 견제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다"며 "임 후보자는 현지 영업력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적의 인물"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 체제가 시작된 만큼 사외이사진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백태승, 김홍진, 양동훈, 허윤 사외이사는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내놓기 이전인 2018년 3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농협금융은 사외이사가 7명 중 2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남병호·함유근 이사가 대상이다. 농협금융은 교체 대상인 사외이사 수가 상대적으로 적으나 이석준 회장이 체제를 시작하면서 이사진에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 사외이사는 소비자 보호,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라며 "금융당국이 이사회 제도 개편에 나서면서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를 주문해 이번 주총에서 새 임기를 시작하는 사외이사는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사외이사 제도의 개선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안건에 100% 가까운 찬성표를 던지는 등 '거수기' 역할이 그친다는 지적이다. 실제 5대 금융지주에서 지난해 상반기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온 주요 경영 안건 100건 중 100건이 모두 가결됐다.
지난해 3월 신한금융의 변양호 전 사외이사가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건에서 반대 의견을 냈으나 그는 최근 사외이사직에서 조기 사퇴했다.
반면 사외이사의 보수는 약 6000만원에 달한다. 2021년 기준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총 45명의 보수는 평균 6485만원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이 평균 951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신한금융(7054만원), 하나금융(6391만원), 우리금융(5190만원), NH농협금융(4550만원) 등 순이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사외이사가 1년에 약 300∼400시간 근무하는 점을 고려하면 시급은 20만원 수준"이라며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선임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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