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이 차기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사진=로이터


스타 플레이어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독일)이 한국 대표팀 차기 감독으로 선임됐다.

월드컵, 유럽선수권대회(유로), 유럽축구연맹(UEFA)컵(현 유로라피그), 분데스리가 등 다양한 우승컵을 들어올린 클린스만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분데스리가 득점왕, 독일 올해의 선수, 기자들이 뽑은 잉글랜드 올해의 선수, UEFA컵 득점왕 등은 물론 6명 뿐인 독일대표팀 명예 종신 주장 중 1명이기도 하다.


현역 선수로서의 경력만 놓고 볼때 클린스만은 역대 대표팀 감독 중 단연 최고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항상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의 능력만으로 한정하면 모든 부분이 다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려가 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첫 감독직은 자국에서 열린 독일월드컵 대표팀

슈투트가르트 키커스, VfB슈투트가르트, 인테르, AS모나코, 토트넘, 바이에른 뮌헨, 삼프도리아 등에서 활약한 클린스만은 1998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그는 은퇴 이후 곧바로 지도자 생활을 하지 않았다. 한참의 공백 이후 그가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디딘 자리는 독일대표팀이었다. 유로 2004에서의 실망스러운 탈락 이후 루디 푈러 감독의 후임으로 대표팀을 맡았다. 그리고 그는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감독으로 책임졌다.


요아힘 뢰브 당시 수석코치와 팀을 이끌며 그는 독일을 월드컵 3위로 이끌었다. 자국에서 열린 대회인 만큼 내심 우승까지 노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당시 전력상 우승이 쉽지 않았던 만큼 팬들은 대표팀의 선전을 '여름날의 꿈'이라는 뜻의 '좀머매르헨'(Sommerm?rchen)이라는 표현을 쓰며 찬사를 보냈다.

대표팀을 맡으면서 그는 협회와 적지 않은 트러블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중국계 미국인 아내와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했고 대표팀이 소집될 때에만 독일에 머물렀다. 때문에 자국 내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A매치 평가전 이후 공식 기자회견에 뢰브를 내보내고 자신은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는 경우도 있었을 정도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바이이에른 뮌헨 감독 시절 구단 훈련장에 배치된 불상들. /사진=독일 방송사 Sport1 영상 캡처


바이에른 감독 시절 훈련장 '불상'... 헤르타 시절엔 페이스북 사퇴

독일 월드컵 이후 현장을 떠났던 그는 2008-09 시즌을 앞두고 바이에른 뮌헨 감독으로 화려하게 현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명장 오트마 히츠펠트 감독의 후임으로 팀에 자리했지만 성적보다는 기행이 더 관심을 받았다. 특히 그는 바이에른 훈련 센터 건물에 10개의 불상을 놓도록 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명상을 위한 배려였다. 하지만 기독교 단체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이를 비판해 안팎으로 잡음이 일었다.

훈련 시간이나 방식도 뜯어고쳤다. 일반적으로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으로 훈련이 진행되고 선수들은 그 사이에 집에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훈련장으로 모인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오전과 오후 사이 쉬는 시간을 훈련센터에서 모두 함께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베테랑 선수들의 불만이 컸음을 당연했다. 당시 대동한 피트니스 코치의 훈련 프로그램이 이른바 이미 한물간 구시대적인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는 비판도 컸다.


결국 한 시즌을 채우지 못한 채 클린스만은 바이에른과 결별해야 했다. 이후로 휴식기를 가진 그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나름대로는 가장 오랜기간 맡은 감독직이었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만큼 미국 감독은 클린스만에게는 좋은 선택지였다. 미국 감독으로 그는 북중미 골드컵 우승과 남아공월드컵 16강 등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후 2019년 헤르타 감독으로 현장에 복귀한 것은 지도자 경력에서의 또 하나의 오점이 됐다. 그는 당초 2019년 11월8일 헤르타 구단 이사회 멤버 중 1명으로 자리했다. 하지만 같은달 27일 헤르타 감독으로 전격 자리했다. 다시 12라운드까지 승점 11점으로 15위의 부진에 빠지며 안테 초비치 감독 대신 팀을 맡았다.

하지만 그는 2020년 2월11일 헤르타 감독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그 유명한 페이스북을 통한 사퇴 발표였다. 물론 이후로 구단 이사회로 복귀해 일정 기간 재직했지만 남은 것은 '페이스북 사퇴 발표'였다.

결론적으로 대표팀 감독으로는 나름대로의 성과를 올린 클린스만이다. 하지만 클럽 감독으로서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결과를 얻은 것이 사실이다. 다만 그가 거친 곳들에서 적지 않은 트러블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돌발행동에 대한 안전장치는 필요해 보인다.

현실적인 대안?… 히딩크 부임 당시와도 닮았다

전세계적인 명장들이 대표팀보다 클럽팀을 선호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클럽 감독이 대표팀 감독보다 더 이득이다.

여기에 현 상황에서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당장 부임할 수 있는 감독의 풀도 그리 넓지 않다. 그런 면에서 클린스만은 분명 매력적인 카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으로 올 당시에도 비판 여론은 적지 않았다. 실제로 이전 베티스와 그 이전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성적이 썩좋지 않았던 탓에 우려가 컸다.

하지만 잘 알려진대로 히딩크는 한국을 월드컵 4강으로 이끌며 지도자로 한 단계 도약했다. 반전이 필요한 클린스만에게도 또 한 번의 지도자 도전은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