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왼쪽),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 /사진=뉴시스·뉴스1


22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여야가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갈등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30일까지 22대 상반기와 동일하게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맡으면서 원 구성을 마무리할 방침이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자리 양보가 없으면 18개 상임위원장 모두를 포기하겠다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내일(30일)까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은 비상대기하며 원 구성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겠다"며 "국민의힘이 최소한의 양심과 염치가 있으면 법사위원장을 달라는 말을 못 할 것이다. 법사위를 달라는 주장은 원 구성을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국회를 공전하게 하는 지연전술"이라고 밝혔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지난 26일까지 11차례 원 구성 협상을 이어갔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여야 원내 협상이 무산되자 국민의힘에 임의로 배분한 상임위원 명단을 공문으로 보내고 이날까지 의견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것이 독재다. 끝까지 싸우겠다"며 반발했다. 민주당은 30일까지 원 구성 협상을 하지 못할 경우 18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이 또다시 차지할 경우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포기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법사위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게 대다수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법사위원장직을 사수하지 못할 시 18개 상임위원장직을 포기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맞다"고 답하기도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회 원구성관련 강행추진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 상임위 독식 시도 중단'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규탄대회를 열었다.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구을)은 "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나눠 갖는 건 의회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야당을 독재의 들러리로 세우려면 차라리 국회를 해산하라"며 "지금 국회의장이 하는 행태는 당적 포기 선언이 아닌 강성 당원 선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의 협상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어제(28일) 정점식 원내대표가 원 구성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더 이상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해달라고 간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2대 상반기 국회와 동일하게 18개 상임위원장 가운데 11개를 차지하는 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여야 원내대표단은 이날 오후 2시 의원총회 직후 막바지 협상에 나섰지만 또다시 결렬됐다. 국회 본관 운영위원장실에서 2시간 가까이 협상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한병도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똑같이 법사위원회(에 대한 요구)만 반복하고 있다"며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다. 의장님 찾아뵙고 국회 열어달라고 말씀드리고 원 구성과 관련된 사항을 즉각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