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사진=임한별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이 연쇄 폐쇄하면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양대 금융당국 수장은 금융 시스템적 리스크 확산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1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시장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SVB 폐쇄 등과 관련한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선 SVB 파산 사태가 금융 시스템 리스크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일 관계기관 합동의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아직 이번 사태가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향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없는만큼관계부처·관계기관과 함께 국내·외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한국은 과거 다양한 위기를 겪으면서 상황별 대응장치가 잘 마련돼 있는 만큼 금융시스템을 재점검하면서 긴장을 늦추지 말고 필요시에는 신속한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라는 게 김 위원장의 당부다.

특히 금감원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유동성 등도 신속하게 재점검하라고 당부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사진=임한별 기자


이복현 금감원장도 업권별 감독부서와 뉴욕사무소 합동으로 열린 '금융상황 점검 회의'에서 "이번 SVB 파산 사태는 SVB의 특수한 영업구조가 최근 금융긴축 과정과 맞물려 발생한 경우"라고 분석했다.


SVB의 경우 거액 기업예금 위주로 자금을 조달했다.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닌 예금이 87.6%에 달했다. 이는 뱅크런(대량 인출)과 같은 사태에 취약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자산 대부분을 장기 유가증권(총자산의 56.7%)에 투자했다.

이 때문에 금리상승으로 예금조달비용이 증가하고 채권 평가손실 발생한 데 이어 예금인출이 증가하자 유동성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이 원장은 "미국 정부와 감독당국이 SVB의 모든 예금자를 보호하기로 조치함에 따라 시스템적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이 원장은 "유사한 영업구조를 갖는 미국 내 금융회사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등 당분간은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은행과 비은행 금융회사는 자산부채 구조가 SVB와 다를 뿐만 아니라 자본비율과 유동성비율 등 근본적 차이를 감안할 때 국내 금융회사는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실제 국내 은행은 예대업무 위주임에 따라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 비중이 총자산의 18%로 낮았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전 은행이 100%를 초과하며 유동성 지표도 양호했다. 반면 SVB는 LCR 규제를 적용하지도 않았다.

인터넷은행의 경우에도 자금조달이 소액·소매자금(예금자보호대상)으로 이뤄져 단기간 내 자금이탈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다. 인터넷은행의 1인당 평균 예금액은 약 200만원대로 예금자보호한도 5000만원에 견주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국내은행의 외화 LCR은 지난 10일 기준 143.7%로 SVB 사태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에도 충분히 감내 가능하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특히 국공채 보유 비중이 높은 보험사 등 일부 금융회사도 보유 만기가 길지 않다. 또 최근 금리 상승기에 투자된 비중이 높아 금리상승이 채권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이미 반영돼 추가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